영화 트루맛쇼 전국 개봉, 방송가 논란 가열
영화 트루맛쇼 전국 개봉, 방송가 논란 가열
  • 송민애
  • 승인 2011.05.19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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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맛집 프로그램의 허구성을 비판하며 태풍의 눈으로 급부상한 블랙다큐멘터리 ‘트루맛쇼’의 전국 개봉이 6월로 확정됨에 따라 방송가에서는 벌써부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제1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공개돼 큰 반향을 불러온 ‘트루맛쇼’는 전직 PD 출신인 김재환 감독이 직접 지상파 방송의 맛집 프로그램 실상을 파헤친 작품. 평범한 음식점이 홍보대행사와 브로커 등을 거치며 방송사 맛집 프로그램의 ‘대박 음식점’으로 소개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이 영화에서는 제작진이 직접 일산에 가짜로 식당을 차린 뒤 SBS ‘생방송 투데이’와 MBC ‘찾아라! 맛있는 TV’의 ‘스타의 맛집’ 코너에 출연해 맛집 홍보대행사를 통해 수 백만 원에서 수 천만 원에 달하는 검은돈이 건네지는 장면이 생생하게 포착, 일파만파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이를 본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들은 “‘트루맛쇼’ 제작진의 함정 취재에 말려들었다. 김재환 감독이 악의적으로 ‘덫’을 놓고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격한 반응을 보이는 동시에 “이와 같은 문제는 일부 외주제작사와 협찬대행사의 횡포일 뿐”이라고 책임을 돌렸다. 또한 일부 방송사는 영화 ‘트루맛쇼’에 대한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제작사 측에서는 “영화를 만들면서 소송은 이미 각오한 상황”이라며 “지상파 방송사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몰래카메라 등 함정 취재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될 부분은 없다”고 밝혀 방송사와 제작사 간의 공방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Y-STAR 맛집 프로그램인 ‘식신로드’가 ‘트루맛쇼’에 대해 “외면의 화려함만큼 내면의 병폐도 많은 방송계의 실체를 긁어 주었다는 것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지만 영화라는 ‘극적’ 요소가 강조되는 매체를 택하고, 도발적인 멘트와 지나치게 자극적인 상황연출로 ‘모든 맛집 프로그램은 거짓이다’를 기정사실화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자신의 블로그에 “이 다큐멘터리의 콘셉트는 ‘그들의 방식대로 그들을 촬영하기’다”며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장르에 새 지평을 연 MBC ‘불만제로’를 보면 제작진이 설렁탕집 낸다고 속이고 유명 설렁탕집 근무 경험이 있는 요리사들 면접하는 과정을 몰카로 촬영해 그들이 설렁탕에 뭘 넣어왔는지 보여준다. KBS ‘소비자 고발’도 마찬가지”라고 일갈했다.

이어 그는 “나는 미디어 산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을 주인공으로 해서 그분들의 방식 그대로 촬영해 그분들께 보여 드리기 위해 이 한 몸 불살라 ‘트루맛쇼’를 만들었다”고 답했다. 또, ‘모든 맛집 프로그램이 거짓처럼 매도됐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트루맛쇼’엔 진짜 맛집이면서 방송도 많이 탄 좋은 식당 사장님들도 나오신다”고 반박했다.

한편, 상황 속에서도 ‘트루맛쇼’는 6월 2일부터 롯데시네마 건대와 라페스타, 센텀시티, 독립영화관 등 10개 관에서 개봉한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영화팬들은 “간만에 리얼 블랙코미디 한 편을 볼 수 있겠다”는 반응이지만 논란의 중심에 선 지상파 3사의 경우는 바짝 긴장해있는 상태다.

영화가 개봉되면 그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트루맛쇼’를 둘러싼 방송사와 제작사와의 진실공방은 결국 관객들이 판단해야 할 몫”이라며 “영화가 개봉되면 ‘방송 미디어의 폐해를 꼬집고 진실을 밝혔다’는 제작사와 ‘함정 취재 방식이라는 덫에 걸린 것일 뿐 100% 진실은 아니다’는 방송사 중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 밝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민애기자 say2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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