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FTA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우리에게 FTA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 장상규
  • 승인 2011.05.18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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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무역협정(FTA; Free Trade Agreement)'이라는 용어는 최근 10년 내 가장 뜨거운 이슈였다. 1999년 첫 협상이 시작되어 2004년 4월 1일에 발효된 우리나라의 첫 자유무역협정인 한-칠레 FTA는 4번의 표결 시도 끝에 가까스로 국회를 통과하였다. 그 이후 다른 FTA협상이 시작될 때마다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도 쉽지 않게 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간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지난 4일 국회를 통과했다. 한-미 FTA 타결 선언 후 1년 9개월 만으로 한-칠레 FTA, 한-싱가포르 FTA, 한-EFTA FTA, 한-ASEAN FTA, 한-인도 CEPA에 이어 여섯 번째이다.

EU는 27개의 회원국과 인구 5억명을 가지고 있고, 2009년 기준 세계 GDP의 약 3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경제권이다. 우리나라에게는 중국에 이어 제2위의 교역 파트너이자 투자를 가장 많이 한 경제권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아시아 국가 최초로 EU와 FTA를 체결하여 EU시장에 대한 선제적인 진출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구체적인 경제효과를 언급하자면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경제의 실질 GDP는 약 6% 증가하며 관세철폐에 따른 가격하락 등으로 후생수준이 GDP대비 약 4% 늘어나고 최대 25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조업분야의 경우 플러스 효과가 더 클것으로 분석되어진다. 대 EU수출은 연평균 25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자동차, 전기전자, 섬유의 경우 수출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전라북도도 이번 한-EU FTA 발효로 인해 EU와의 교역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라북도의 대EU수출액은 2010년 기준 15억 달러로 2009년 대비 50% 증가했으며, 50대 수출대상국 중 EU회원국이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 이탈리아, 헝가리, 프랑스, 벨기에, 영국, 핀란드 등 9개국이 포함되어 있다. 주요 수출품목은 반도체, 정밀화학원료, 자동차, 자동차부품, 합성수지 등이다. 오는 7월 1일에 발효되는 한-EU FTA로 인해 가장 수혜를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이 자동차, 자동차부품, 섬유 등이다. 도내 최대수출품목인 자동차인 만큼 자동차와 자동차관련 부품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정밀화학원료, 반도체의 수출과 수입이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정밀기계의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EU FTA외에도 한-미 FTA가 국회 비준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은 단일국으로서는 전세계 최대 소비시장이다. 미국 시장을 선점하게 되면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출시장을 확보함과 동시에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3개 대륙을 잇는 FTA 허브국가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한-미 FTA가 발효되게 되면 가장 혜택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이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이다.

전라북도의 경우도 한-EU FTA와 마찬가지로 한-미 FTA를 통해 자동차와 자동차관련 부품의 수출이 크게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FTA는 기본적으로 쌍무간 협정으로 어느 일방에게만 유리하게 이루어 질 수 없다. 한 분야에서 이득을 취하게 되면 다른 한 분야는 양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추진되고 있는 협상에 대해 극렬하게 반대하게 된다. 물론 그들의 입장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피해분야에 대해 적절한 지원이나 보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FTA의 실효성을 논하기 이전에 우리가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우리나라의 ‘수출지향적 경제체제’이다. 1964년 ‘수출입국’의 기치를 내세운 이후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수출을 통해 경제를 발전시키고 있다. 2009년 우리나라의 수출의존도는 44%로 수입의존도를 포함한 무역의존도는 82%에 달한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의 82%에 해당하는 금액이 다른 나라와의 교역액이라는 얘기다. 우리나라가 계속 경제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와의 교역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외 수출환경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각 국가들은 자국의 수출은 늘리고 수입은 줄이기 위해 관세 혹은 비관세장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각 나라간 교역의 장벽을 무너뜨리기 위한 노력은 주로 다자간 협상으로 진행되었다. 세계무역기구(WTO:World Trade Organization)가 중심이 되어 관세장벽과 비관세장벽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다자간 협상은 한계에 봉착하고 있으며, 지금 세계는 대륙을 중심으로 지역경제통합을 이루어 나가고 있다. 유럽연합이 가장 대표적인 예이며 아메리카 대륙과 아시아대륙도 이러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나라가 살아남는 길은 각 나라와 배타적인 관세 철폐 혹은 인하 등을 내용으로 하는 쌍무간 경제 협정을 체결하여 우리 업체들이 수출을 더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우리에게 FTA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이다. 지금부터는 FTA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서로 머리를 맞대고 궁리해야 한다. 우리가 최대한으로 이익을 볼 수 있는 업종을 집중 지원하고 피해를 보는 일부 업종에 대해서는 보완대책을 신속하게 수립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의 찬란한 영광을 가져다 준 것은 ‘수출’이며 앞으로도 우리의 미래는 ‘수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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