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天上에서도 행복할거야!
할머니는 天上에서도 행복할거야!
  • 박기영
  • 승인 2011.05.1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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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열두 달 치고 어느 한 달, 어느 하루인들 의미 없는 달과 날이 있겠는 가마는 유독 5월은 ‘가정의 달’이라 하였으니 그 뜻과 의미가 더 더욱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5월에는 ‘가정의 달’이란 이름에 걸맞게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등등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맺게 되는 일차적 관계 내지 천륜(天倫)적 관계의 날들이 이 달의 백미를 장식하고 있다. 그런데 5월을 장식하고 있는 여러 기념일들이 모두가 뜻 깊고 의미 있는 날들 이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가슴에 와 닿는 날이 ‘어버이날’이 아닌가 생각된다.

전래적 의미의 자녀관도 변질되어 버린 지 이미 오래라고 하나 그나마 자녀에 대한 사랑만은 아직은 자연의 섭리에 휩싸여져 있으며,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란 용어 자체가 개정판 국어사전에서 삭제되어질 상황이긴 하지만 스승(?)이 아직은 힘이 남아 있거나 또 그들이 먹잘 것들을 배분해 줄 수 있을 때까지는 그래도 가식적이나마 외형은 유지하고 들 있다.

허나 현 시대적 상황에서 볼 때 부모관의 변화와 파행은 가히 극치를 달리고 있으며 그러한 경향은 앞으로도 더욱 심화될 것만 같다.

자식에 대한 부모 특히 어머니의 사랑은 아가페적인 것이고 자식에 베푼 부모의 은혜 또한 무한정적이며 무조건적인 것이다. 그래서 하느님도 천사가 인간세상에서 수집해 간 가장 아름다운 것 세 가지 즉, ‘꽃’과 ‘어린 아기의 웃음’과 ‘어머니의 사랑’중에서도 영원히 변치 않는 지상(至上)의 것으로 ‘어머니의 사랑’을 꼽지 않았던가!

때문에 어머니가 베풀어 주신 사랑을 고마워 하고 또 그 은혜에 보답하는 것은 인륜(人倫)과 도덕 이전에 인간 양심의 문제이자 인간이 금수와 구별되어질 수 있는 기본적인 기준이 된다고 하겠다. 다시 말해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기본 조건은 자신들이 받은 은혜에 보답하는 것이며 또 그 보은의 대상이 부모일 때 우리는 그것을 효도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러한 효도는 부모님이 생존해 계실 때에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사후에도 가능한데, 이들 사후효도는 허식적이고 의례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생존시의 효도보다도 오히려 진솔하고 순수하리라고도 생각된다.

하여 가정의 달을 맞아 부모님에 대한 생전의 불효(?)를 애닲??하는 사람들에게 사후효도야 말로 자신들의 몽매함을 뉘우치고 다시금 평정을 되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책이라고 여겨진다.

필자 역시 진즉 사후효도의 본의를 깨닫고 이를 철저히 실천하고 있는 사람중 하나이다. 나의 어머님은 26년전 70세로 천수를 마감하시었다. 그 후 영아(?兒)시절에 아버님을 여의고 편모슬하에서 외아들로 자란 특수한 사정이 있기는 하였지만 항상 어머님을 그리워 하며 생전에 다하지 못한 어머님에 대한 효도는 돌아가신 후에라도 실천하겠다는 각오로 살아오고 있다.

내가 지향하고 있는 돌아가신 어머님에 대한 사후효도의 기본은 어머니가 살아계셨다면 크게 좋아 하시리라고 생각되는 일들을 찾아서 실행하는 방식이었다. 하여 나는 기어코 살아생전 그토록 염원하셨던 아들손자를 낳아 업두꺼비(?)처럼 길러 놓았고, 조상 대대로 전수되어 온 고향마을 고택과 그 터전들을 성실하고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으며, 종손으로서의 역할과 책무를 다하고 있다. 또한 나는 지금껏 어머님의 유지와 가르침을 몸소 실천하면서 이를 내 자녀들에게 전수시키고 있으며, 어머님의 묘소를 찾을 때면 항상 진실로 내세와 윤회가 존재한다면 다시 한 번 모자간으로 태어나자는 발원을 빼놓지 않았다.

헌데 지금껏 어머님을 하루라도 잊고 생활하여 온 적이 없던 터였지만, 나는 얼마 전 이장 계획을 수립하여 놓은 상태에서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생전의 불효에 대한 죄책감으로 오열하게 되었다. 그 때 나의 막내딸이 독백처럼 읊조렸다. “돌아가신 뒤에도 저렇게 기억해 주고 또 사모해 주는 사람이 있으니 할머니는 천상에서도 행복할거야! ”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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