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기자 오익주) ‘하늘’이의 두 번째 기도
(도민기자 오익주) ‘하늘’이의 두 번째 기도
  • 한성천
  • 승인 2011.05.04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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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쪽방에서 외소증 엄마와 둘이 사는 ‘하늘’이가 봉재일을 하다 지쳐 잠든 엄마를 위해 “우리 엄마 힘들지 않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는 하늘이의 소식을 본보가 지난 3월25일자로 보도된 이후 하늘이의 기도에 하나님께서 들으셨다.

전주 덕일초등학교 4학년 유하늘(남·11) 이야기가 본보를 통해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지자 하늘이네 집에 변화가 생긴 것. 어려운 가정환경에서도 해맑게 성장하는 하늘이의 소식이 본보를 통해 보도되자 KBS 방송사에서 관심을 가지고 취재, 하늘이네 사는 모습이 지난 4월28일(목) 밤 11:40~12:25분까지 45분 동안 현장르뽀 ‘동행’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에 소개됐다.

그런데 2주일간의 촬영중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세상에서 엄마와 둘이만 사는 줄 알았던 하늘이에게 쌍둥이 동생 형제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아무도 알지 못했던 일이 엄마 최광미씨의 입을 통해 전해지면서 방송사가 아이들의 소재를 수소문하게 되었다.

하늘이 동생을 임신하게 된 엄마는 10여 년 전에 쌍둥이 남자아이를 낳으면서 양육이 막막하여 주변의 권고에 따라 “시설에 맡긴 것 외에는 아는 게 없다.”고 말했다.

세 아이만 남기고 가출한 하늘이 아빠에 대해 “다시 보고싶지 않다”고 광미씨는 단호히 말했다.

생활고에 지쳐 아이들을 가슴에 담고 살면서도 생사를 알지 못했던 광미씨. 방송사의 주선으로 동사무소와 전주시청에 의뢰하여 광미씨는 가슴속 깊게 묻고 살았던 두 아이들과 극적으로 상봉했다. 아이들의 이름은 민우(형·10), 민호(동생·10). 하늘이와는 연년생 동생들이다. 군산 ‘일맥원’에서 만난 두 아들을 안고 네 가족은 눈물바다가 됐다. 보는 이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마음이 진정된 하늘이는 신이 났다. 늘 혼자였는데 갑자기 두 동생이 생겼기 때문이다. 항상 쓸쓸했던 집안에 형제들이 모여 TV를 보는 것도 더 재미가 있었고 골목을 누비면 줄줄이 따라오는 동생들이 있어 외롭지 않기 때문이다.

동생들 역시 10년 만에 처음 보는 엄마와 형이 꿈만 같았다. 그러나 가정이란 것을 처음 겪는 이들 가족에게 말 못할 고민이 생겼다.

재회의 기쁨도 잠시. 광미씨의 얼굴은 두 아이를 만나기 전보다 더 어두워졌다. 큰아들 하늘이 교육도 뒷바라지를 못하는 형편에 당장 두 아이와 합류할 수 없는 어려운 가정형편이 다시 광미씨를 고통의 늪으로 빠져들게 한 다. 최광미씨와 다시 찾은 두 아이들은 함께 살고 싶지만 지금의 경제적인 여건으로는 ‘이룰 수 없는 꿈’이라는 현실 때문이다.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일주일에 한 번씩 토요일에 엄마가 찾아가서 집에 데려 왔다가 일요일 3시까지 보내는 것이 이들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아이들은 “언제까지 이렇게 떨어져 살아야 해, 엄마랑 형이랑 함께 살고 싶어”라며 조르면 광미씨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이 흘리며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고 만다.

전주덕일교회에 다니는 하늘이와 최광미씨는 또다시 두 손 모아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언젠가는 우리 네 식구가 같이 살게 될거라 믿습니다. 하나님, 우리 가족이 함께 모여 살 수 있도록 해주세요. 한 번만 더 기도를 들어주세요.”

오익주 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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