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NIE)수학이야기
(중등NIE)수학이야기
  • 최고은
  • 승인 2011.05.04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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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들은 계산할 때 편리한 수판을 만든 것은 기원전 1200 년경이라 하니 벌써 3200년 전 일이다. 그리고 처음 만든 것은 손가락에 발상을 얻은 5진법과 양손을 이용한 십진법을 응용한 수판에 7개의 규칙을 만들어 이용했다. 즉, 1은 I로 쓰고 5는 손에 엄지를 편 모양인 V로 표시하였고, 10은 V자를 두개 합친 모양인 X표시하였다. 그리고 50은 L로 표시하였고, 100은 라틴어의 centum의 첫 자인 C로 표시 했으며, 500은 D로 사용하기로 하였다. 또 1000은 라틴어의 mille의 첫 자인 M으로 표시하였다. 그리고 로마 숫자의 규칙은 앞에서 설명한 7개의 숫자를 큰 숫자부터 차례로 나열하여 만드는데, 전체 수는 각각 할당된 수를 모두 더하여 결정된다.

예를 들면, MDCCXVIII 는1000+500+100+100+10+5+1+1+1=1718이 된다. 그런데, (1), X(10), C(100), M(1000) 같은 숫자는 연속해서 나열할 수 있고 3번까지만 연속사용이 가능하다. 그리고 V(5), L(50), D(500)는 절대 연속해서 나올 수 없다는 규칙을 만들어 사용했다. 그리고 나열 순서를 바뀌면 빼기가 되어 XI=10-1. IV=5-1이 되어 9와 4가 표시된다. 그러다 보니 같은 숫자를 표현하는 방법이 다양해서 혼란을 일으키는 일이 비일비재하였다. 또한 이런 방법들은 수판을 이용하여서는 계산이 가능하지만 필산의 방법은 너무나 복잡하여 실제로 많은 혼란을 초래하였다.

반면에, 0부터 9까지의 숫자를 기본으로 인도에서 만들어진 10진법은 필산법으로 계산하기 편리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아라비아 상인들 사이에서 급속히 퍼져 사용되었다. 이렇듯 장부기록과 계산을 동시에 할 수 있는 10진법에 의한 편리한 인도-아라비아식 계산법이 상인들 사이에서는 눈부시게 보급되었으나, 그리스에 기원을 둔 수학자들은 이 계산법에 반대하고 로마식 계산법을 고수 하였다. 그리고 그 싸움은 16세기에야 끝이 났다. 이런 긴 싸움의 한 가운데에서 화근이 된 것은 바로 0이란 수이다.

도대체 0이란 무엇인가? 실제로 로마 숫자에는 0이란 개념이 없다. 0의 의미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고 공허를 나타내는 것인데 그런 것이 왜 필요하단 말인가? 라고 생각하였다. 현대에는 0이란 기호가 우리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수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그 옛날에는 0 이란 숫자가 과연 무슨 역할을 하는가에 대하여 그들은 이해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이를 테면, 3+0=3, 3-0=3인 것을 보면 0은 다만 ‘없다’에 지나지 않지만, 그러나 3의 옆에 0을 늘어놓으면 그것은 3의 10배가 되고 100배가 된다. 이렇듯 무에서 유를 만들기도 하고 거짓에서 진실을 이끌기도 하는 0을 당시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0을 얼마든지 나열하여 큰 수가 나오게 하는 그런 우스꽝스러운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단호한 사상이 약 600년 동안 지식 사회를 지배하고 있었고, 따라서 수학에서도 이런 사상속에서 더 이상의 진보는 있을 수 없었다. 그들은 0을 숫자에 편입시키는 것을 마치 조랑말이 사자가 되는 것에 비유하였고, 원숭이도 여왕이 될 수 있을 때 0도 숫자가 된다고 비웃기도 했다.

이러한 상태에서 0이 숫자인지 아닌지 아는 사람이 없었고 단지 1부터 9 까지 숫자 외에 숫자 아닌 것이 한개 덧붙여 있다고 믿었고, 실제로 서양 각국에서는 0을 읽을 때는 그 모든 것이 부정하는 노(no) 의미이다라고 생각했다. 마치 오늘날 상대성원리를 이해하는 사람은 몇몇 전문가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그 당시 0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지나지 않는 학자들뿐이었다.

그런데 지금 전 세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라비아 숫자이다. 10진법 때문일까? 그것은 아마도 아무리 큰 수를 쓸 때도 0부터 9까지의 열개의 기호 이외에는 더 이상의 기호가 필요 없는 ‘위치적 기수법’이라는 특징 때문에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히 10진법이 편리하기는 하지만, 아직도 달력에서 사용하는 달은 12진법을 사용하고 있고, 요일은 7진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컴퓨터는 2진법 등 다른 진법도 함께 사용하고 있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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