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주 전라북도 농업기술원 원예과장> 전북 종자산업메카로 날개 달다
<송영주 전라북도 농업기술원 원예과장> 전북 종자산업메카로 날개 달다
  • 이수경
  • 승인 2011.04.11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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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시기에 농도 전북에 낭보가 날아들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공모한 민간육종연구단지, 이른바 시드밸리(Seed Valley)가 우리도 김제로 유치되면서 도내 농업과 생명 · 식품산업에 큰 획을 그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공모한 시드밸리 사업은 2015년까지 국비 270억을 투입하여 종자에 대한 연구와 생산, 가공, 유통을 지원하는 단지를 조성하고, 이를 측면에서 지원할 수 있는 육종지원센터와 종자 검정센터를 동시에 건립하는 주요 골자로 하는 프로젝트이다.

이로써 전북은 소위 ‘종자에서 식품산업까지’를 아우르는 동북아 식품 허브로서 태어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선점하게 되는 효과가 있어 이번의 성과는 그 어느 것 보다도 의미성이 크다 할 것이다.

현재 세계의 종자시장은 연간 360억 달러의 매출시장이 형성 되어있는 거대한 시장이나 전 세계 유통물량의 80% 이상은 이미 종자보호 특허권으로 묶여있고, 이중 약 70%는 몬산토, 듀폰을 비롯한 세계 10대 종자회사에 의해 좌지우지 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종자 산업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연간 약 4억 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세계종자 매출 시장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종자산업을 이끄는 민간회사 역시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국내굴지의 4개 회사가 다국적 기업으로 흡수 되었고 국내종자회사는 극소수만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리가 채소류 종자의 8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게 되었고, 화훼류를 비롯한 원예작물의 종자 로열티 지급액만 해도 연 160억원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배경 하에 정부는 종자산업을 근본적으로 재정비하고 세계종자 시장의 일원으로 자리 잡기 위해 2009년 「종자산업 육성 2020 계획」이 탄생되었다. 그리고 그 첫 번째 단계로서 민간 육종연구단지 조성을 위한 후보지가 정해진 것이다.

어렵게 탄생시킨 육종단지가 성공하기 위해서 첫 번째로 세계시장의 트랜드를 읽고 시장이 원하는 품종을 개발하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보유한 육종기술을 바탕으로 가장 자신 있는 작물을 선택 수출국의 기후와 입맛에 맞는 품종을 개발해 나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R&D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루어 져야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종자시장의 골리앗으로 불리는 몬산토는 2008년 매출액의 10% 수준인 6억달러 투자하고 있고 이는 우리나라 전체 종자 매출액을 능가하는 액수이다. 육종은 긴 시간을 요하는 확률게임이다.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많은 자원이 필요하듯, 세계적인 품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이 열쇠가 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다국적 기업들에 대한 문호의 인식 전환이다. 국내의 종자시장에 이미 몬산토 코리아, 신젠타 등을 비롯하여 다국적 기업들이 포진하고 있고, 이들이 과거 우리의 종자회사들을 합병해간 아픈 추억들을 가지고 있지만, 이들이 모두 우리 종자산업의 재도약 과정에 부정적 요소로만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지니고 있는 육종기술, 유전자원등의 일부를 우리의 기업들도 공유하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의 유망 중소업체들로만 가두리를 치기보다는 이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국내의 종자산업을 차분히 내실 있게 전·후방 산업과 연계하여 육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현재 종자수출 30위권에서 2020년에는 2억불 수출로 세계 10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한 골든시드(Golden Seed) 1조원 투자 프로젝트를 구상중이다. 이번에 전북에 유치된 민간육종연구단지가 향후 이 프로젝트와 공조를 통해 전북이 종자산업의 메카가 됨과 동시에 우리나라가 종자강국으로 발돋움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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