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의 한국경제 사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유증을 딛고 빠른 회복세를 보이던 한국경제가 맞바람을 맞고 있다. 새해에도 성장세를 이어가야 할 터인데, 우리 경제의 신년 사주를 보니 수많은 대내외적인 리스크가 쌓여 있다. 대외경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상 선진국들의 더딘 경기 회복과 미국의 주택경기와 고용회복 부진이 걱정이다. 또 유럽 각국의 재정위기, 중국의 긴축재정, 국제원자재 값 상승과 함께 북한 리스크 역시 우리 경제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한 국제적인 어려움과 함께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가 창궐하다 보니, 2011년 한국경제의 최대 복병은 물가가 되어 버렸다. 많은 전문가들이 1월에는 명절과 함께 구제역 및 조류독감 확산 등이 겹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1월13일 금통위는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연 2.75%로 0.25%p 인상했다. 경기 회복도 중요하지만 치솟는 물가를 마냥 두고 볼 수는 없었던 것 같다. 경기회복을 위해 풀어놓은 돈이 ‘물가상승’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2월에 동결한 2.75%인 기준금리로는 물가를 안정시키기 어렵다고 보고,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인 3.5%까지는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 {물가상승+이자부담 인상}-급여인상=쪽박
물가가 오르고 이자가 오르다 보니 당장 문제는 서민들의 가계살림이다. 1월 중에만 소비자물가가 4.1%상승했고, 신선식품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2%나 급증했다. 또 배추는 151%, 파는 108%나 폭등했다. 여기에 겹쳐 불어난 가계대출이 큰일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가계대출 금리가 지속적으로 인상될 것이다. 2010년 말 현재 전체 가계대출 총액은 689조 원이다. 거기에 더해 은행권은 올해 가계대출규모를 7.2%나 늘린다고 한다. 결국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 총액은 700조 원을 넘길 것이다. 금리가 1%만 오른다고 해도 7조 원 이상의 이자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이 돈을 전 국민의 숫자로 나눠도 국민 1인당 15만원씩의 추가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대내외 사정이 이러다보니 2011년 우리 경제가 ‘희망적으로 흘러가고 있느냐?’는 물음에는 답이 궁색해질 수밖에 없다. 수출 세계7위, 무역 세계9위에 재벌기업들은 수조 원씩의 유보금을 쌓아두고 있지만, 중소기업이나 서민경제는 암담할 뿐이다. 서민가계의 소득상승으로는 물가상승이나 이자상승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한국경제나 서민가계 모두에 맞바람이 거센 한 해가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신년 사주를 본다고 해서 점쟁이의 말만 믿고 살지는 않듯이, 경제전망이 어렵다고 해서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비행기는 순풍이 아닌 역풍을 타고 이륙한다는 것을 떠올리며, 이 난국을 비상을 위한 디딤돌로 여기고 신묘년 한해를 헤쳐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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