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로 본 전북정치> 2, 龍虎相搏(용호상박)
<사자성어로 본 전북정치> 2, 龍虎相搏(용호상박)
  • 박기홍
  • 승인 2011.01.11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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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호랑이의 싸움은 사활을 건 대혈투일 수밖에 없다. 민주당 내 3룡의 보이지 않는 대권전투가 그렇다. 이들의 싸움은 이미 시작됐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호남 깊숙이 파고들었고, 정동영 최고위원은 수도권에서, 정세균 최고위원은 충남에서, 각각 민생과 정책 행보에 적극 돌입했다. 용과 호랑이 싸움으로 비유되는 민주당 3룡의 전쟁을 무림세계로 묘사해 보았다.



당대의 일세지웅(一世之雄)이 판세를 본다. “더 이상 들러리만 설 수 없는 것 아닌가.”

신묘년(2011년) 첫날부터 민주문파의 부흥을 부르짖으며 학규방주의 ‘희망대장정’ 비책에 한껏 놀아났던 정대인과 세균도사가 읇조리??정신을 바짝 차린다. 상대 무공의 흐름을 귀신같이 읽어내는 눈은 무림천하의 기본이다. 학규방주의 100일 완성 비책이 노짱 이후 몰락한 민주문파의 재건을 부르짖고 있지만 속으로는 자신들을 겨누고 있는 비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챈 것이다. 정대인과 세균도사의 숨이 가빠지고 발걸음도 빨라진다.

정대인은 서울 북쪽 임진각에서, 세균도사는 기름배 침몰로 검은 모래로 뒤덮인 태안 백사장에서, 각각 독기 어린 승부 근성을 불태우며 목소리를 가다듬는다. 이들은 수하 검자들에게 민주문파의 대권대첩에서 순식간에 상대방의 숨통을 끊어 놓고 한나라문파를 초토화할 필살기를 목이 터지도록 설명한다.

정대인을 따르는 지지자들은 ‘평화’, ‘무덤에서 요람까지’ 검은색 글씨로 쓴 수천 개의 주황색 휘장을 흔들며 “대권, 대권…”을 연호한다. 민주문파의 절대지존 대중선생이 사랑했던 노랑색 휘장을 물려받은 세균도사는 눈발이 휘날리는 날 경인년(2010년) 시월초사흘 민주문파 방주전투에서 패배한 후 눌러썼던 삿갓을 수천 명의 수하들 앞에서 벗어 던진다.

같은 시각 학규방주는 전북도부 전주성과 군산성 등을 들러 고을마다 돌며 백성들에게 대권대첩의 필살기인 풍찬노숙검을 자유자재로 휘두른다. 학규방주는 전남무림이 손아귀에 들어온 이상 정대인과 세균도사의 전북무림만 손에 넣는다면 민주문파의 성지인 호남무림을 평정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늘이 무너져도 눈썹 하나 깜빡하지 않을 철심의 소유자인 학규방주는 전북 민초들의 꿈인 새만금에서 민주문파 최고위 회의를 갖더니 전북 무림의 본방인 전주성에서 무릎과 손을 땅에 댄 채 그야말로 낮은 자세로 민초들을 맞이한다. 전북 무림 일군의 고수들도 훗날 민주문파의 대권전쟁에서 살아 남기 위한 고육책으로 동향인 정대인과 세균도사를 뒤로 한 채 학규방주의 뒤를 따르는 모습이 백성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정대인도 새해 들어 한껏 기지개를 켜고 있다. 그는 학규방주의 잃어버린 6백만 민초들을 되찾을 수 있다는 풍찬노숙검과, 경인년 민심대장정 무공을 배가 시킨 희망대장정 비법을 깰 필살기로 연평해전사 비책에서 찾는다. 정대인은 꽁꽁 얼어붙은 임진강 너머 북쪽을 향해 “같이 난세를 논해보자”며 평양고을 초청을 외친다. 느닷없이 견우와 직녀가 만났던 오작교처럼 남북 백성들이 만날 수 있는 끊어진 남북교도 놓겠다며 호방하게 웃는다. 학규방주와 세균도사는 필살기인 대중선생의 햇빛 초식을 배짱 좋게 구사하고 있다. 참모들은 정대인의 ‘평야고을 방문’ 외침이 마당극 ‘평양성’과 함께 민초들의 눈과 귀를 붙잡을 것이라 생각하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경인년 민주문파 패권 다툼과 연말 최고위에서 정대인과 한바탕 다퉜던 세균도사는 대중선생의 온기가 느껴지는 노랑색 목도리와 두건을 목과 머리에 감싸고 태안 앞바다에서 ‘통합’의 글귀가 새겨진 보검을 태양을 향해 비춘다. 지난해 민주문파 방주 싸움 이후 처음으로 칼을 꺼내든 세균도사는 발이 빠른 정대인과 경기 무림출신의 학규방주를 물리칠 비책으로 노짱의 영남문파와 합종연횡 비책을 참모들에게 은밀히 설명한다. 대전란을 평정할 일대분투를 꿈꾸는 세균도사는 오는 사월 스무이레에 있을 방방곡곡 재결투에서 야권연대 권법을 통해 노짱의 진객들을 대거 불러 모으는 일명 ‘물타기’ 전법이 훗날 민주문파의 대권전 승리의 발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바야흐로 민주문파의 대권전쟁은 학규방주의 민초심 잡기 검술에, 정대인의 북쪽을 향한 연평해전권법, 세균도사의 통합 권법의 필살기가 치열하게 부딪치는 형국이다.

박기홍기자, 서울=전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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