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김진태
  • 이수경
  • 승인 2010.12.16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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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은 시화호와 달라야 한다

김진태

새만금사업을 추진하면서 가장 많이 비교되었던 것이 시화호 상황이었다. 비록 규모면에서 차이는 있지만 서해안 갯벌지역을 간척하거나 매립하여 농지로 조성하겠다는 원래의 사업목적에서는 동일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방조제가 완공된 이후 담수호 수질악화를 통해 간척사업의 반환경적인 요소가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을 거론하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방조제건설에 따른 수질악화라는 최악의 환경문제가 야기되면서 시화호의 문제점들이 재검토되었고 급기야 조력발전을 겸한 방조제의 항구적인 해수유통이 결정되어 담수호의 수질문제를 해결하기에 이르렀다.

새만금 수질문제는 당초의 농지조성 목적으로 추진되었던 사업과정의 4급수 수질목표 달성은커녕, 최근 내부토지 용도가 각 부처별로 결정된 이후 환경유보용지의 수질은 오히려 강화되면서 더욱 난감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지금까지 새만금수질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었던 왕궁축산단지 문제가 해결되면 한순간에 모든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생각하게끔 했던 상황들이 여전히 미해결 상태라는 것도 심각하다. 일시에 완전이전하는 것도 아닌 현상태에서 조금씩 감소하겠다는 이전계획으로는 별다른 개선효과를 거둘 수 없다. 이처럼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을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만경강 수질은 물론, 새만금 담수호의 수질개선 기미는 감감하기만 하다. 이런 상황에서 새만금과 또 다른 각도에서 비교되는 일본의 이사하야만의 간척사업에 대한 일본 후쿠오카 지방법원과 고등법원 판결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간척사업을 위해 조성한 방조제공사로 인해 인근 어민들의 피해가 영향을 받았다는 점이 인정되기 때문에 해수유통을 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 주내용이다. 방조제공사로 인해 변산반도의 명물이었던 변산해수욕장의 모래가 유실되고 해양생태에 영향을 가져왔다는 문제제기들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새만금수질과 함께 내부개발과 활용 측면에서 방조제 기능과 의미에 대해 생각해 봐야한다. 즉 방조제 자체가 새만금사업의 전부인가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20여 년 동안 진행되었던 방조제는 새만금의 전부인 양 홍보되었다. 방조제공사 중단이 새만금사업 중단이라는 위기의식과 상징적인 존재였다는 점에서는 이해가 된다. 또한, 농지조성을 위해서는 담수호가 필요하고 이를 위한 사전작업으로 방조제가 먼저 완공되어야 한다는 명분도 있었다. 그러나 정작 방조제가 완공되면서 새만금사업의 목적이 변경되었고 이에 따라 내부에 조성될 토지용도 역시 변경되었다. 세계적인 친환경복합도시를 조성하겠다는 원대한 개발목표도 제시되었다. 그런데 방조제완공에 따른 새만금사업 추진과정에서 달라진 것은 없다. 단지 방수제추진이 필요한 농업기반공사와 분양가 인하만을 염두에 두고 있는 전라북도는 하루라도 빨리 방수제를 조성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방수제를 통해 과연 전라북도는 실리를 취할 수 있을까? 농지조성도 아닌데 방수제공사를 전격적으로 실시하면서 얻는 것은 무엇일까? 방수제 공사를 위해 내부 바닷물 수위를 낮추는 과정에서 수질악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나마 유지되던 해양생태계가 회복불능의 상태로 치닫고 있다. 과연 3급수의 친수활동이 가능한 수질이 달성될 수 있다고 믿는 것인지, 아니면 일단 사업추진을 하고 문제는 나중에 고민하겠다는 지금까지의 새만금사업에서의 관성이 작용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새만금수질개선을 위해서는 추가로 매년 1조 원씩 약 30조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정부당국자의 발언조차 무시되고 있다. 지금까지 방조제공사를 위해 투입되었던 예산이 20년 동안 겨우 3조 원에 불과하였는데 수질개선 비용으로 향후 이처럼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그런데도 이런 심각한 상황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은 볼 수 없다. 무조건 공사진행과 공사실적을 요구하는 분위기만 감지된다. 방수제가 진행되면 전라북도가 그리고 있는 원대하고 아름다운 친환경 공간조성은 어렵다. 안정된 수질과 수량이 확보되어야 의미가 있는 현재의 개발계획은 그대로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중동의 두바이를 모델로 하던 새만금이 국제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휘청 되는 모습을 보면서도 여전히 두바이처럼 개발하려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새만금은 차별화되고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막대한 외자유치를 일거에 성공시키는 극적인 효과만을 염두에 둘 것이 아니라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게 활용하면서 부가가치를 높여갈 것인가에 대한 검토가 시급하다. 새만금 수질에 대해서는 뾰족한 해결방안 제시도 없고 방수제를 포함하여 무조건 공사만을 강행한다면 세계적인 친환경공간이고 수준높은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새만금이라는 홍보내용을 누가 액면 그대로 신뢰할 것인가. 수질문제 해결 없이는 그 어떤 개발계획도 무용지물이다. 세계적 규모의 새만금 개발을 위해서라도 방조제 활용이나 해수유통을 통한 수질문제 해결에 침묵하거나 외면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다. 새만금은 시화호와 분명히 달라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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