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철 전라북도농업기술원장> 꽃매미 방제, 지금해야 한다
<조영철 전라북도농업기술원장> 꽃매미 방제, 지금해야 한다
  • 이보원
  • 승인 2010.12.1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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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0일 김제시 백구면 반월리 농가 3,000㎡의 포도원에서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직원들과 농업인 합동으로 꽃매미 월동란(난괴-알덩어리) 제거 작업을 실시했다. 연말 바쁜 업무 중에도 불구하고 틈을 내어 꽃매미 월동란 제거 봉사활동에 참여한 이들 모두 진지하면서도 성실한 자세로 임했다.

꽃매미는 5월 상순에 부화하여 4번의 탈피를 거쳐 7월 중순에서 11월 상순에 성충이 된다. 그리고 날씨가 추워지는 가을부터 성충 1마리가 산란하는 알의 수는 보통 200~400개로, 한 장소에 40~50개씩 산란한다. 그렇기 때문에 봉사활동지역의 포도나무들 또한 수많은 월동란들로 인하여 몸살을 앓고 있었다. 그래서 봉사자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부지런하게 손과 발을 움직여 월동란들을 하나라도 더 제거하고자 했다.

꽃매미 방제는 어느 때나 가능하지만 유충은 톡톡 튀고 성충은 날아다녀 농약을 살포하더라도 인근 야산으로 도망가기 때문에 방제가 매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발본색원(拔本塞源), 즉 겨울철 월동란을 제거하여 꽃매미의 발생을 원천적으로 억제하는 방제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며 효과적이다.

꽃매미로 인한 피해는 전라북도의 경우 2009년 66ha발생되었고, 2010년 고창, 정읍 지역 등 주로 평야지를 중심으로 10개 시군 372ha에서 발생되었으며 산간지역에서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점점 더 안전지대가 줄어들고 있어 무척이나 걱정스럽다.

2010년은 온 국민이 급격한 기후변화를 직접 체감했다. 기후와 가장 밀접한 산업인 농업의 경우 기후변화와 그 반영이 고스란히 민생에 전해져 국민들도 함께 이 위기를 겪어내야 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추석의 사과와 배, 그리고 김장철의 김장채소 등을 들 수 있겠다. 그러나 사람은 아무리 힘든 시기에도 교훈을 얻고 다시 앞으로 나갈 힘을 얻듯 이번에도 배운 교훈이 있다면 우리가 평소 즐기던 농산물에 대한 소중함과 농업인의 노고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일 것이다.

소중하고 고마운 만큼 우리는 그것을 보존하고 증산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격려해야 한다. 그러나 누구나 예상하듯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기후변화는 쉽게 끝날 것이 아니며, 한 번 상처 입은 자연의 회복은 그 배 이상의 노고를 필요로 한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한 병해충과 그 피해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규모 또한 지금보다 더 방대해질 것도 예상된다. 그렇기 때문에 농업인 개개인뿐만 아니라 정부와 각 농업기관들 또한 기후변화와 돌발해충의 종합관리 대책, 그리고 방제에 아낌없는 투자와 지원·실행에 힘써야 하겠다.

농한기 작물재배지와 인근의 월동란를 제거하더라도 꽃매미의 발생원이 워낙 다양하고 방대해짐, 그리고 약충의 부화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효과적인 방제 전용약제 개발과 보급, 또한 그 비용 보조 또한 함께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7월 중순 이후에는 꽃매미 성충의 활동이 시작되므로 과수에 해롭지 않은 방제 약제와 함께 야산 주변 및 과원 주변에 차단망 설치를 권장하고 지원하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농업인과 농촌지도기관, 정부는 서로 함께 힘을 내어야 하겠다.

추운 연말 자신의 귀한 포도나무에 달려있는 꽃매미의 월동란을 홀로 떼어내는 농업인의 검고 투박한 손은 애달프다. 이러한 애달픔을 조금이라도 떨쳐내고 우리 농업인의 입가에 미소 짓게 하기 위해 올 겨울 월동란 제거 봉사활동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는 내년 우리가 조금이라도 더 맛있는 포도를 먹을 수 있게 되는 데 작지만 큰 보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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