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지역 택배주문 `함흥차사'
시골지역 택배주문 `함흥차사'
  • 김민수
  • 승인 2010.11.2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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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지역 농산물 집화요청 봇물에 일손부족 택배사 발 동동
“온다는 택배회사 직원이 사흘째 소식이 없어요. 이러다 김치 다 익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김제시 황산면에 사는 홍모(75·여)씨는 타지에 살고 있는 자녀에게 김장김치를 보내기 위해 택배사에 전화를 걸고 기다렸지만 직원이 오질 않아 애가 탄다며 마을 이장을 찾아 하소연했다.

본격적인 김장철을 맞아 홍씨처럼 시골은 지금 김장김치를 보내기 위한 ‘택배’와 전쟁중이다.

보낼 김치 물량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택배사의 일손부족과 시골지역의 지리적인 한계로 제때 택배를 보내기가 어렵다는 것.

26일 도내 택배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김치 집화요청물량이 평소 대비 200∼300% 급증했으며 여기에 수확한 쌀까지 늘고 있어 집화물량을 더하고 있다.

농촌지역 주민들은 물건을 가져가라는 요청에 택배사들이 제시간에 오지 않는다며 볼멘소리를 하거나 해당 택배사 홈페이지에 항의의 글을 올리는 등 불만을 터트리고 있는 실정이다.

또 주민들이 적게 살거나 시내에서 벗어난 외곽 마을의 경우 택배사가 아예 집화를 하지 않아 해당 지역주민들의 불편이 쌓이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대해 택배사 측은 고객의 불만을 어느 정도 이해는 한다면서도 딸리는 일손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도내 한 택배사 관계자는 “택배 업이 너무 힘들다 보니 직원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매년 11월 말부터 12월 중순까지 김치와 쌀 등 농산물 집화요청으로 녹초가 될 지경이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마을 버스가 수지가 맞아야 운영하듯이 일부 지역은 기름값이 더 들어가는 형편이다”면서 “택배사의 고충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김민수기자 l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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