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태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수박시험장장 > 유전자원은 우리농업의 미래다
<정기태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수박시험장장 > 유전자원은 우리농업의 미래다
  • 이보원
  • 승인 2010.09.24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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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타는 이 세상에서 가장 심각한 멸종의 위기에 처한 동물 중 하나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동물원에서 사육하는 치타의 피부를 중앙아프리카 초원에 있는 치타에 이식했을 경우 별다른 거부반응 없이 바로 이식이 된다고 한다. 이는 유전적으로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 하겠다.

이렇게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생물체들의 경우 이상기후의 도래와 식생의 변화 등에도 거의 유사한 반응을 보이게 된다. 즉 외부환경의 변화속도가 생물체의 환경적응속도보다 빠르게 된다면 결국은 동일 유전자를 가진 생물체들은 이 땅에서 멸종하게 될 지도 모른다.

특히 이상기후에 의해 왕왕 발생하는 돌발 병해충에 노출되기 쉬운 지금 수확량은 많으나 저항성은 없는 동일한 유전자의 품종으로만 재배한다면 그 작물의 생산량과 소비량은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되는 것뿐만 아니라 경제적?사회적으로도 연결되어 큰 파장을 가져올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재앙을 사전에 막기 위하여 다양한 유전자의 여러 품종을 파종하고, 육성하는 일에 우리는 힘을 써야만 한다.

생물은 본래 스스로 각 환경에 맞게 선택적인 변화를 가져 상당한 유전적 다양성을 보유하고자 노력하여 각 생물은 커다란 유전자 풀(gene pool)을 갖는다. 우리는 이러한 좋은 성질을 북돋아 더 우수한 결과를 얻기 위해 연구와 개발에 힘써야 하겠다.

그러나 오늘날 산업발달에 따라 개발과 환경오염으로 인하여 이용가치가 높은 야생생물이 소멸되고 있고, 소수의 품종 위주의 대면재배가 확산됨에 따라 생명력이 강하고, 다양한 유전자를 보유하여 외부 환경변화 적응력이 우수한 재래종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래도 다행히 농촌진흥청 국립농업유전자원센터를 중심으로 유전자원을 수집·보존·증식 사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한 결과 대한민국은 현재 27만여 점의 유전자원을 보유한 세계 6위의 종자 보유국이다.

또한 지금까지 대부분의 품종개발이 식량작물에 집중되어 왔으나 그동안 이를 통해 쌓여진 기술력과 수집된 유전자원을 바탕으로 체계적이며 다각적으로 여타 작물과 새로운 작물에 대한 품종개발에도 그 영역이 적용되고 새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올바른 성장 추세를 위해 가장 먼저 천연의약소재, 기능성 신소재, 식품소재, 바이오에너지 작물, 기후변화에 대응한 내재해성, 아열대과수 및 채소 등과 같은 다양한 식물유전자원과 미생물자원을 확보해야 하겠다.

또한 수집한 자원들에 대하여 우리가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평가를 진행함과 동시에 아울러 증식을 통하여 분양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종자량을 증식과 확보에도 힘써야 한다.

셋째로 평가가 완료된 유전자원을 이용하여 수입의존도가 높은 채소(파프리카, 딸기), 화훼(장미, 백합) 종자를 개발하여 수입대체 및 로얄티 지급을 경감해 나가고, 의약품, 건강기능성식품 등으로 활용 가능한 고부가가치 종자를 개발해 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농업유전자원에 BT, NT, IT 등을 접목하여 다양한 특성을 가진 특정자원을 발굴하고 집적시켜 제3세대에 활용 가능한 형태로 육성하여 질병예방 및 치료, 천연물질 이용 바이오 신소재, 산업효소, 생물 촉매제 등 다양한 특성을 가진 자원생산에 주력하여 종자산업의 시너지효과 창출을 이루어 내야 하겠다.

이러한 체계적이며 바람직한 노력들을 통해 우리 유전자원의 확보와 보전, 발전을 이룩하여 아무리 기후가 급격히 변하더라도 우수한 품질뿐만 아니라 적정 물량을 생산해낼 수 있는 강력한 생명력의 작물들이 우리의 땅을 가득 채우게 되는 날이 속히 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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