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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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8.2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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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 꽃도 보고 건강도 챙기시길……

황의영

“도라지 도라지 도라지 심심산천의 도라지 ……” 아리랑 다음으로 많이 불리어지는 도라지타령은 조선 후기에 생긴 신민요(新民謠)다. 요즘 산에 가면 도라지꽃을 많이 볼 수 있다. 도라지는 초롱꽃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 어느 산에서나 흔하게 자라며 일본과 중국 등지에서도 자생한다. 여름에 흰색과 보라색의 꽃이 피며 뿌리는 식용으로 한다. 필자는 산골에서 낳고 자라서 도라지를 많이 접했다. 우연히 어느 명장(明匠)의 강의를 듣고부터 도라지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공장주변에 도라지를 심고 가꾸는데 꽃이 아름다워 보는 이들에게 행복을 느끼게 하고 뿌리는 수확하여 식용으로 동료들에게 나누어 주니 일석이조(一石二鳥)였다”고 했다. 필자도 농업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원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원내(院內) 공지에 도라지를 많이 심었다. 도라지꽃이 만발한 교육원으로 가꾸어서 교육생들에게 도라지의 꽃말인 ‘영원한 사랑’을 느끼게 하고, 도라지를 수확하여 동료들과 나누어 진한 동료애도 키웠었다.

원래 ‘도랏’이었던 것을 도라지라 부르게 되었으며 ‘도래’ ‘돌가지’ ‘도레’ 등이라고도 부르며 한자로는 길경(桔梗), 백약(白藥), 경초(梗草), 고경(苦梗) 등으로 쓴다. 뿌리는 인삼모양으로 굵고 줄기는 곧게 자란다. 뿌리를 자르면 흰색 즙액이 나온다. 높이는 40~100cm가 된다. 잎은 어긋나고 긴 달걀모양 또는 넓은 바소꼴로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꽃은 7~8월에 위를 향하여 끝이 퍼진 종모양으로 핀다. 꽃은 지름 4~5cm이며 끝이 5개로 갈라진다. 꽃받침도 5개로 갈라지고 그 갈래는 바소꼴이다. 열매는 삭과로서 달걀모양이고 꽃받침조각이 달린 채로 익는다. 번식은 종자로 잘 된다. 흰색 꽃이 피는 것이 백도라지, 꽃이 겹으로 되어 있는 것을 겹도라지, 흰색 꽃이 피는 겹도라지를 흰겹도라지라고 한다.

우리몸에 좋은 도라지의 효능

도라지는 맛이 쓰고 성질은 약간 따뜻하며 독이 없다. 주성분은 트리테르페노이드(triterpenoid)계 사포닌성분을 약 2% 함유하고 있다고 한다. 사포닌 성분은 홍삼, 콩, 칡, 더덕 등에도 함유되어 있는 성분으로 거담, 항염, 항궤양, 부신피질호르몬 분비촉진, 기도점액분비, 타액분비 촉진 등의 약리 작용을 나타내며 면역력을 나타내는 영양소로서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삭이기 때문에 기관지염은 물론 편도선염, 인후염 등에 약으로 쓰인다. 도라지는 거담제로서 감기의 해소와 해열, 진통, 거담, 부종, 배농, 폐결핵 등에 효능이 탁월하다. 기혈을 보강해 주고 뱃속의 냉기를 덜어주어 심장쇠약, 설사, 주독 등에도 효과가 좋다.

옛 문헌을 보면,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에 도라지는 맛이 맵고 온화하며 햇볕에 말린 것은 인후통을 잘 다스린다고 하였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허파·목·코·가슴의 병을 다스리고 독을 내린다고 하였는데 3천여개의 처방중 삼백여개에 도라지 처방을 하였다. 「본초서(本草書)」에는 천식과 인후통, 코막힌병, 치통, 폐농양, 설사, 복통 등을 다스리며 충독을 없애고 피를 좋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봄·가을에 뿌리를 채취하여 날 것으로 먹거나 나물로 많이 먹는다. 도라지는 반찬, 차, 즙을 내어 복용하면 몸에 좋다고 한다. 도라지는 반찬으로 김치, 나물, 생채, 장아찌 등으로 만들어 먹는다. 김치는 껍질을 벗긴 도라지를 쓴맛을 빼고 쪽파, 김치양념과 함께 버무려 깍두기처럼 담근다. 도라지의 향과 쌉싸름하고 아린 맛이 항염증, 거담, 항궤양, 진해, 해열, 진통 등에 좋은 작용을 한다. 나물은 도라지를 다듬은 다음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물기를 꼭 짜서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볶은 다음 양념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생채로 만들 때는 가늘게 찢어서 소금을 넣어 주무른 다음 재운 후에 양념을 한다. 장아찌는 도라지를 달인 간장에 담가 먹거나 고추장에 박아 갖은 양념을 하여 먹는다. 도라지를 끓여 먹으면 약효가 강해 먹기 힘들기 때문에 다른 약재와 혼합해 먹으면 좋다. 오미자와 함께 묽게 끓이는 길경오미자차, 감초와 같이 끓이는 길경감초차도 수시로 마시면 감기, 기침 등 호흡기 질환에 좋다. 배속을 파내고 도라지와 꿀을 넣고 중탕을 한 배꿀도라지즙도 기관지와 감기에 좋다.

일석이조! 건강도 지키고 마음도 풍요롭게......

도라지는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기도 하지만 여름엔 아름다운 꽃을 피워 우리 모두의 마음을 맑고 풍요롭게 해준다. 우리 주위의 빈터에 도라지를 심어 도라지 동산을 만들고 우리농가에서도 도라지를 많이 재배하여 소득 작목으로 육성하면 어떨까하는 제안을 해본다. 또한 우리들 가정에서도 이렇게 건강에 도움을 많이 주는 도라지를 원료로 한 음식을 많이 만들어 먹는다면 가족의 건강도 지키고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농촌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게 되어 일석이조, 꿩 먹고 알 먹는 일이 아닐까하고 생각해 본다.(2010. 8.26, 농협 상호금융총본부장 황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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