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랙탈 차원
프랙탈 차원
  • 이지현
  • 승인 2010.01.2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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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를 보면 거인국과 소인국 이야기가 나온다. 걸리버는 자신의 키보다 12분의 1 밖에 안되는 소인국에 가게 된다.

소인국 사람은 걸리버에게 옷과 음식을 제공하는데 어느 정도의 옷감과 식량을 준비해야 할까? 단지 소인국 사람의 소비하는 양의 12배 만큼만 해주면 될까?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는데 문제이다. 우선 옷감은 12배가 아니라 12x12배 만큼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식사량은 12x12x12배가 되어야 한다고 저자인 스위프트는 말한다.

이처럼 옷감과 식사량의 계산법이 달라진 것은 그것들의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옷감의 양은 평면적인 것 즉, 2차원적이고, 음식은 밥그릇에 담겨진 밥을 보면 알 수 있듯이 3차원적이다. 그래서 걸리버의 몸의 표면적은 12x12배나 넓고, 몸의 부피는 12x12x12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차원이 다르면 그의 양, 즉 면적이나 부피를 나타내는 수치역시 달라야 하는 것이다.

초등학교 수학을 배운 이래 우리는 여러 가지 양, 즉 길이나 면적, 부피 등을 계산하는 법을 배웠다. 이러한 여러 가지 양의 크기를 통틀어 측도라고 말한다. 1차원 도형의 측도는 길이이며 2차원 도형의 측도는 넓이이다. 이처럼 도형은 그 차원에 따라 측도가 달라진다. 1차원 도형은 길이에만 관심의 대상이 되고 2차원 도형의 측도는 넓이가 문제가 된다. 그래서 옷감이나 종이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두께는 문제 삼지 않고 넓이만을 주로 문제 삼는다.

가령 일정한 길이의 1차원 도형인 선분을 3배로 확대하면 그 길이는 그대로 3배가 되지만, 2차원도형인 정사각형을 3배로 확대하면, 그 넓이는 3배가 되는 것이 아니라 9배가 되며, 3차원 도형인 정육면체의 부피를 3배 확대하면 그 부피는 무려 27배로 늘어난다.

여기서 우리는 어떤 법칙성을 찾아낼 수 있을 것 같다. 즉, 3배, 9배, 27배라는 수치는 각 도형의 차원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닐까? 3은 3의 1제곱수이고, 9는 3의 2제곱수, 27은 3의 3제곱수이니 양변에 로그를 취하면 1=log3/log3, 2=log9/log3, 3=log27/log3이되어 차원이란 log(측도)/log(확대율)인 것이다.

그런데 프랙탈 도형이란 최초의 도형에 어떤 규칙을 주어 생긴 도형을 말하는데 그것들 중 가장 간단한 것이 이른바 코흐곡선이다. 처음 도형을 우리는 창시자라 말하고 그 다음 규칙에 의해서 만들어진 도형을 생성자라 부른다. 1차 코흐곡선이란 길이가 3인 창시자인 선분이 있다고 하자. 그리고 이 직선을 3등분하여 가운데 있는 직선을 위로 구부려 생성자를 만들면 이생성자는 길이가 1인 선분 4개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원래 창시자인 선분의 길이 1보다 1/3이 길이가 긴 4/3이 된다.

이 첫 번째 코흐곡선의 생성자의 차원을 계산해 보면 log4/log3 이 되어 놀라웁게도 그 차원은 약 1.2618이 된다. 그래서 코흐 곡선은 단순히 1차원 도형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제껏 좌표개념만으로 차원은 이해되어 왔는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이제껏 우리는 좌표개념이 도입된 이래 우리는 차원이라면 좌표와 연관 지어 생각해 왔다. 전통적인 생각에 비추어 보면 1차원은 좌표축이 하나이고, 2차원은 좌표축이 2개, ... n차원은 좌표축이 n 개이다. 이것을 물리학자들은 자유도라 부른다. 자유도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범위를 나타내는 수를 말한다.

그런데 1.2618 차원이라니!! 좌표축이 하나하고 0,2618 개란 무엇을 의미한단 말인가? 도대체 이 코흐 곡선을 이루는 점들은 코흐 곡선 안에 어떻게 배열되어 있기에 이런 비 정수차원을 갖는다는 말인가? 1차원 직선은 점등이 단순히 앞뒤로만 배열되어 있고, 2차원은 사방팔방으로 배열되어 있으나 코흐곡선은 1차원보다 크기 때문에 좌우로만 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좌우로도 비켜나가고 있다.

이런 정수차원이 아닌 차원을 만델브로는 ‘프랙탈 차원’이라 이름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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