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냄비
자선냄비
  • 이상윤
  • 승인 2009.12.1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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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자선냄비가 처음 등장한 시기는 1928년도 12월. 흉년과 수해로 걸인이 들끓었던 시기였다. 스웨덴 출신인 ‘조셉 바아’(한국명 박준섭) 구세군 사령관이 12월15일부터 연말까지 명동, 종로 등 20개소에 가마솥을 걸고 시작한 자선냄비는 6.25 시기를 제외하고 해마다 12월이면 거리에 등장, 시민들의 사랑을 펄펄 끓이고 있다. 당시만 해도 모금된 돈으로 급식소를 열어 걸인들에게 매일 따뜻한 밥과 국을 주고 쌀과 솜옷도 나눠 주었다.

▼처음 자선냄비는 무쇠 솥이었다. 그리고 양은냄비에서 쇠냄비로 바뀌고 모금 액수도 크게 늘었다. 자선냄비 첫 등장은 1891년 미국의 구세군 사관 ‘조셉 맥피’가 샌프란시스코 도시빈민과 선박 좌초로 발생한 난민 수천여 명을 구제 하기 위해서였다.

▼성탄절을 앞두고 오클라호마 부두 거리에 쇠 솥을 걸어놓고 오가는 사람들의 온정의 손길을 기다린게 자선냄비의 시초다. 거기에는 ‘이 국솥을 끓게 합시다.’라고 쓰여 있었다. 그 이전에 영국에서 국솥에 한 푼 두 푼 사람들이 넣은 돈이 가득 차면 이 돈을 모아 굶주리는 난민들에게 나눠준데서 연유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일명 ‘사랑을 끓이는 냄비’라고도 한다. 이처럼 자선냄비를 걸어놓고 딸랑딸랑 종을 울리는 나라는 117개국에 이른다. 따뜻함, 열정, 사랑, 생명력을 떠올리며 시선을 끌기 위한 방법으로 자선냄비는 빨간 색깔이라고 한다. 구세군은 1865년 런던에서 감리교 목사 ‘월리엄 부스’가 기독선교회를 만든 뒤 군대 조직으로 계급을 정해 만들어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선교하고 있다.

▼지난 12일 오전 11시 전주시 고사동 객사 앞에서 구세군전라지방본영이 자선냄비를 걸었다. 김완주 도지사, 송하진 전주시장 등이 참석해 시종식을 갖고 자선냄비에 따뜻한 이웃사랑의 정을 넣어 주자고 호소했다. 자선냄비에 넣는 한푼의 사랑은 우리 사회의 희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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