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와 독서의 힘
빌 게이츠와 독서의 힘
  • 박규선
  • 승인 2009.11.20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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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는 이제 물이나 공기처럼 우리 삶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어떤 사람들은 컴퓨터가 없는 공간에서는 불안에서 살 수 없다고 한다. 일도 놀이도 모두 컴퓨터로 해결하고, 사람과의 교류의 끈도 컴퓨터가 맡아서 한다. 그러니 정보를 찾는 데에도 책보다는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를 선호할 것이다. 이제 컴퓨터 없이는 살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세계 최고의 부자인 빌 게이츠는 컴퓨터로 돈을 번 사람이다. 그가 단순히 돈만 많은 것이 아님은 세상이 다 안다. 누구보다 많은 기부를 했고, 교육에도 관심이 많다. 그가 세운 미래학교는 얼마나 교육에 대한 그의 철학이 바르고 확고한지를 보여준 것이다. 그가 어느 학교에서 밝혔듯 우연한 성공은 없다. 그가 돈을 벌고, 기부를 하고, 또 교육과 같은 공적 기여를 하기까지 그의 뒤에는 독서가 있었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마을의 도서관이었다. 하버드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이 독서한은 습관이다.’라고 빌 게이츠 자신이 밝혔듯 그는 독서광이다. 그가 변치 않고 실천하는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오수(午睡)라고 한다. 낮에 10분 정도의 조각잠을 잔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독서이다. 아무리 바빠도 하루 한 시간 이상은 반드시 책을 읽는다고 한다.

빌게이츠만이 아닌 성공한 사람들 뒤에는 그림자처럼 독서의 저력이 깔려 있다. 그렇지 않은 부자들은 그야말로 철학이 없는 졸부들이거나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들이다. 우리가 잘 아는 워렌 버핏은 하루 3분의1의 시간을 책과 자료를 읽는데 보낸다고 한다. 또 최고의 펀드 매니저인 존 템플턴 경은 ‘자기 자신을 살아 있는 도서관으로 만들라’고 충고한다. 그래야 성공도 하고, 그 성공의 자리가 유지된다는 것이다. 동아시아 최대의 갑부인 홍콩의 리카싱은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30분 정도 책을 읽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렇듯 독서가 성공의 비결임은 이미 성공한 많은 사람들로부터 검증된 바이다. 특별히 필자가 빌 게이츠의 독서를 거론하는 것은 오늘날 컴퓨터에 심취해 제2의 빌게이츠를 꿈꾸는 사람들이 컴퓨터만 신봉하고 독서를 소홀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빌 게이츠가 지금도 가장 아끼는 것이 자신의 서재라는데, 1만 4천여 권의 장서가 있다고 한다. 사업가의 장서치고는 정말 놀라운 것이다.

사람은 자라면서 많은 사람으로부터 영향을 입는다. 그 중 가장 큰 힘은 부모다. 빌 게이츠는 자신이 독서광이 된 것은 부모님 덕분이라고 말했다. ‘자라나면서 부모님은 항상 내게 많이 읽고, 다양한 주제에 대해 생각하도록 격려했다’고 회상한 바 있다. 그의 부모는 자녀들이 책을 읽는 데 집중하도록 주중에는 텔레비전 보는 것을 금지했다고 한다. 텔레비전 시청은 주말에만 허용됐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어른이 돼서도 텔레비전을 거의 보지 않는다. 한 잡지와 인터뷰에서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싫은 게 아니라, 귀중한 내 시간을 텔레비전 보는 데 할애하는 게 아깝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었다. 이 말을 바꿔보면 귀중한 시간을 컴퓨터로 보내는 것이 아깝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필자가 책읽기운동을 벌인 것은 감각적인 영상의 시대, 인터넷을 필두로 한 정보화 시대를 이끌 인재가 우리나라에서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꿈꾸었던 것들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은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앞으로는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려면 상상력이 발달해야 한다. 또 이를 실현시킬 컨텐츠도 개발해야 한다. 그렇다면 그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두말할 것 없이 독서이다.

빌 게이츠는 일년에 몇 번씩 그가 사는 시애틀 인근의 후드커낼(Hoodcanal)에서 ‘생각의 주간’(Think Week)을 보낸다고 한다. 책을 읽고 생각하고, 상상했던 것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새로운 아이템도 만들어내고, 세상의 트렌드를 읽어 내거나, 이를 선도하기도 한다. 그가 계속해서 세계 최고의 갑부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힘의 원천인 것이다.

책을 가장 안 읽는다는 부끄러운 독서의 계절 가을의 끝자락이다. 그러나 얼마 전 있었던 선운사 밤샘독서에 엄청나게 몰려든 희망자를 보고, 독서의 여건만 만들면 얼마든지 책을 읽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빌 게이츠 같은 인재를 키우기 위해 독서에 우리 모두가 나설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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