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덕규 전주덕진소방서 대응구조과장> 화재로부터 소중한 생명과 재산 지키기
<박덕규 전주덕진소방서 대응구조과장> 화재로부터 소중한 생명과 재산 지키기
  • 이방희
  • 승인 2009.11.11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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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떨어지는 월동기에 접어들면서 소방관들은 소방대상물을 방문하여 소방시설을 점검하고 관계자에게 화재예방에 대한 각종 교육과 홍보에 여념(餘念)이 없다. 왜냐하면 화재예방이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축사화재 발생 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현장을 방문하여 소화기 등 소방시설을 비롯한 화재관련 시설을 점검하고 관계자에게 화재예방에 각별히 주의해 달라는 당부의 말을 남기고 돌아오면서 “축사화재 예방의 근본적인 대책은 뭘까?”를 생각해 보았다. 그 해답은 간단했다. 축사에서는 난방용 전기시설을 많이 활용하고 있어, 관계자의 전기안전시설에 대한 투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우리 관할 지역에 안전시설이 비교적 잘 정비된 완주군 소양면에 위치하고 있는 “EL 농장”을 찾아서 축사에 설치된 안전시설과 관리실태를 살펴보고 농장주의 안전의식을 들어보았다.

농장주는 20년 전인 ‘89년 당시 닭 5만 마리를 화재로 소실하여 약 6억원의 재산피해를 계기로 안전시설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고 하면서, 대부분 축사 화재의 원인은 여러 동(棟)의 축사에 하나의 전선을 활용하는 등 정격전압을 쓰지 않는데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 농장은 13개 동(棟) 모두에 각각 개별 전선을 활용하고 있었고, 양돈장에서 온도조절용으로 사용되는 할로겐 등(燈)을 온?오프(ON?OFF)방식이 아닌 목표 온도와 현재 온도를 비교하여 그 차이만큼만 빛을 발할 수 있도록 하는 자동온도 조절장치(환경관리 콘트롤러)를 설치?관리하고 있었으며, 매월 1회 전기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었다. 그 밖에도 지하수를 농장 전면과 중간에 설치하여 화재발생시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치하였을 뿐만 아니라 자동경보장치를 설치하여 축사 각 동(棟)에서 온도가 급격히 높아지거나 떨어질 때 자동으로 관계자의 핸드폰에 알려주는 자동경보 장치를 설치하여 유사시에 즉각 대비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농장주에게 축사화재 예방을 위하여 가장 중요한 것을 묻자, 주저 없이 “전기시설에서 정격전압을 써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우리나라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는데 돈을 잃어봐야 돈을 지키기 위해 돈을 투자한다.”며 재산을 잃어버린 뼈아픈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로 답을 했다.

축사화재 뿐만 아니라 대부분 화재는 안전의식 불감증에서 발생된다. 매년 되풀이 되는 크고 작은 화재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생생하게 전달되지만, 강 건너 불 구경하 듯,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고 나와는 무관한 남의 일로 흘려보내기 때문에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잃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 노래방, 극장과 같은 다중이용업소를 비롯하여 대형건물, 공장, 병원, 노유자 시설 등 기타 모든 장소의 관계자는 “화재를 비롯한 안전의 문제는 바로 내 자신의 생명과 재산, 그리고 나를 찾는 내 고객의 소중한 생명과 직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한 순간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요약하면, 평소 화재예방을 위한 안전시설 설치와 철저한 유지?관리를 위한 점검의 생활화만이 예기치 않은 화재로부터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임을 재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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