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체력저하 이대로 두어서는 안된다
학생들의 체력저하 이대로 두어서는 안된다
  • 한기택
  • 승인 2009.10.2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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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초?중?고등학생들의 체력검사 수치가 지난 9년 간 지속적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의 성적이 이처럼 9년 간 지속적으로 떨어졌다면 아마 ‘학교장 물러나라!’ ‘교과부장관 물러나라!’ 하면서 난리가 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교과부는 물론이려니와 우리 모두는 이러한 학생들의 체력저하를 먼 나라 이야기처럼 소홀히, 무방비 상태로 9년이라는 긴 세월을 보냈다.

교과부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교 학생들의 체력검사 결과 1급과 2급 비율은 33%로, 2000년 41%에 비해 8%포인트 줄었고, 최하등급인 4급과 5급 비율은 같은 기간 11%포인트 늘어났다. 특히, 고3 남학생의 경우 지난 2006년에는 1급과 2급이 49%이었지만 지난해에는 28%로 크게 떨어진 반면, 4급과 5급은 32%에서 49%로 크게 증가했다.

10년 전보다 평균키가 2~3㎝ 커졌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며, 일본·중국·대만에 비해 한국 청소년들의 체력이 떨어진다고 하니 큰일이다.

허우대만 커지고 체력과 지구력은 형편없는 약골 청소년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큰 손실이다.

초·중·고교 학생들의 체력 저하에는 복합적 원인이 존재한다.

첫째로 과중한 학습 부담으로 운동량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다.

고 3학생의 체력저하가 심각하게 나타난 것이 이를 방증해 주고있으며 하루 생활의 대부분을 입시준비에 쫓기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체력 단련에 나서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둘째로 초·중·고교의 교육과정 편성의 문제이다.

초·중·고교의 교육과정에서 중3과 고1의 경우 주 3시간이던 체육시간이 2시간으로 줄었고 고교 2·3년에서는 체육이 음악·미술과 함께 선택과목으로 바뀌어서 체육수업의 홀대는 고스란히 학생들의 운동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

셋째로 성적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있다.

초·중·고교생 모두가 입시와 특기적성을 위해 빈틈없는 시간관리로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있으며 특히 고교 3학년의 체력 저하가 고 1~2학년 학생보다 훨씬 심각한 것도 그 때문이다.

넷째로 서구식 식생활 습관의 보편화와 식사를 거르는 것이 문제이다.

칼로리가 높은 육류, 패스트푸드 등을 지나치게 섭취하는 식 습관이 ‘덩치 큰 약골 청소년??을 만들고 있으며 초등 학생 8.3%, 중학생 15.4%, 고등 학생 17.8%가 아침식사를 결식하는 것이 체력저하의 원인이 되고 있다.

끝으로 급격한 식 습관의 변화와 체육활동 시간의 부족에 대한 복합적인 연구가 부족했으며 청소년들을 위한 체육 환경 개선에 대한 연구와 확충에 소홀했다.

고려대 의대 유임주 교수팀과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오리건 보건대 연구팀이 원숭이 24마리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지속적으로 운동하면 뇌에서 특정 부위의 혈관이 증가하고 인지능력이 향상되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미국의 ‘아메리칸 스쿨보드 저널’은 캘리포니아 주 교육청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운동을 열심히 하면 체력 관리가 잘되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두뇌 활동이 활발해지고 학업 성취도가 올라간다’고 보도했다.

그런데도 우리 학생들은 이미 10명 가운데 6명은 학교 체육시간 외에는 운동을 하지 않는다고 하니 간과(看過)해서는 안 되며 체격은 커졌으나 체력은 허약해진 학생들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교과부는 학생 체력저하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와 청소년을 위한 체육환경 조성 등으로 건강한 청소년 육성에 힘써야 하며 학부모들 또한 공부 때문에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운동시간이 부족한 자녀들을 위해 체력관리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생활화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지역사회단체들도 체육 여건을 개선하는 일에 동참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돈을 잃으면 절반을 잃고, 명예를 잃으면 많은 것을 잃고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말과 ‘체력은 국력’이라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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