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을 알면 인생이 즐겁다
와인을 알면 인생이 즐겁다
  • 홍요셉
  • 승인 2009.09.02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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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와인의 매력에 푹 빠졌다.

잘 알려진 대로 와인은 100 % 과일 자연 음료로 당분, 비타민, 미네랄 등 600~1000여 가지의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어 하루에 한두 잔씩 꾸준히 마시면 건강에 유익한 술이다. 파스퇴르가 ??이제 와인으로 처방하라??라고 할 만큼 와인에 들어있는 폴리페놀 성분은 심장질환과 고혈압 같은 성인병 예방에도 더없이 좋다. 조금씩 마시기 때문에 빨리 취하지도 않고 대화를 많이 할 수 있게 해 딱딱한 비즈니스 환경을 부드럽게 하는 역할도 한다.

2000년 이후 와인 수입은 연평균 22% 성장을 하고 있으며 2007에는 수입와인이 물량기준 45.7% 증가하면서 와인소비량이 사상처음으로 위스키 소비량을 앞서기도 했다. 그만큼 이제 우리사회에서도 와인을 가까이 하는 문화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와인은 우리에게 어려운 술이다. 까베르네 쇼비뇽, 메를로, 말벡, 세미용, 피노누아등 포도 품종도 많고 빈티지, 떼루아, 양조기술, 지방구분등 복잡하기 그지없고 값도 비싸며 병에 붙은 라벨한번 읽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 구분하고 나면 와인에 대한 지식은 금방 밑바닥을 보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와인을 알면 인생이 즐겁다. 필자도 얼마 전 전주와인아카데미에서 9주간의 수업을 통해 와인에 대한 기본 지식을 이해한 후 와인을 마시면서 인생이 두 배로 즐거워진 것 같다. 어쨌든 와인도 술이고 마셔져야만 가치가 있는 법이니 와인을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지역에서 와인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을 도와 줄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 이유는 우리지역의 복분자 와인이 새로운 와인문화를 준비하고 선점해 갈 수 있는 블루오션 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전국 복분자 생산량의 거의 대부분을 고창과 정읍, 순창이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세계 각지 포도와는 다른 색과 맛, 그리고 향을 지닌 복분자는 와인 전문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을 정도로 세계적인 와인개발을 위한 조건을 잘 갖추고 있다.

제대로 된 복분자와인 사업의 추진과 확장은 지역뿐만이 아니라 지역대학에도 부분적인 활기를 부여할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전북지역은 전형적인 농촌지역인데, 농촌의 위기는 개방화 물결과는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그리고 급격히 진행 돼 왔다.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이뤄지고 있고 농업에 관한 정보 및 물류 서비스와 같은 고차원적인 일들에 적응하지 못한 점이 우리 농업이 처한 위기를 자초한 면도 있다. 고객에 맞는 생산이 아닌 일단 생산에 놓고 나서 팔아지길 바라는 기존의 농업 패러다임이 시대 흐름과 괴리를 보이는 건 농촌에 개혁에 바람을 일으킬 젊은 층이 없기 때문이다.

전북대학의 경우 재학 중 전과하는 학생들 출신 비율을 보면 농생대가 가장 높다. 졸업 후 마땅한 취업 자리를 찾기 어렵다는 게 이유이고 그렇다고 농촌에 내려가면 취직도 못해 내려온 무능력자로 낙인찍히는 풍토이기에 귀농하기를 꺼려한다는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도내 학생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해외어학연수 프로그램과 더불어 농생대 졸업생 중에서 정예 인력을 선발해 선진 와이너리를 체험하고 연수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대부분의 지역거점국립대학들이 특성화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현대, 삼성중공업과 같은 거대 조선소에 대거 포진해 있는 부산대나 구미공단으로 양성한 인재를 공급하는 경북대 정도를 제외하면 마땅히 지역여건을 고려한 특성화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전북지역이 농촌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면 낙후됐다고만 생각할 게 아니라 그 특징을 잘 살려야 할 필요가 있다. 와인은 맥주, 막걸리, 소주와 다르게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지역의 젊은 학생들도 충분히 관심을 가지고 적극 참여할 메리트가 있다. 세계적인 와인 메이커이자 컨설턴트인 미셸 롤랑과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 젠시스 로빈슨과 같은 이들이 우리지역에서 나올 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이러한 일이 다른 지역과 차별화 할 수 있고 우리만의 독창적 가치를 끌어 올림으로써 다른 농업분야의 변화에 본보기가 될 것이다.

이제 전북지역이 프랑스 보르도 지방처럼 복분자 와인에 대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연구를 통하여 종합적인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 프랑스 서민들이 프랑스 와인을 사랑하고 즐기듯이 우리 서민들이 전북지역 복분자 와인을 사랑하고 즐길 수 있도록, 더 나아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와인으로 전 세계인들이 사랑하고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플라톤이 극찬한 신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인 와인은 그렇게 우리에게 다가와 있길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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