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 `복돼지'
정읍 `복돼지'
  • 이상윤
  • 승인 2009.08.3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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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북부지방이나 남태평양에서 돼지에게 사람 젖을 먹여 기른다는 사례들이 동물학자들로부터 보고되고 있었다는 사실은 오래 전일이다. 방목하는 새끼돼지를 끌어안고 여인이 젖을 먹이고 있는 광경을 목격한 사실도 보도된 적이 있다. 중세 유럽 귀족사회에서도 사람 젖을 먹여 키운 돼지고기 요리를 즐겼다고 한다. 이처럼 동식물에 색다른 것을 먹여 고기 질이나 맛을 달리해 먹는 음식 사치는 역사가 유구하다.

▼중국의 진(晋)나라 때 사치와 부를 누리는 왕개란 사람은 돼지를 사람 젖만 먹여 키웠다. 사람 젖을 먹고 자란 돼지의 고기맛이 부드럽고 맛이 있다고 한다. 석수(石崇)란 사람은 닭에 금가루를 먹여 키우고 그 닭이 낳은 달걀만 먹었다고 한다. 이렇게 가축에 전혀 다른 음식 등을 먹여 기르는 것은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미식가인 서태후도 반드시 사천(四川)에서만 생산되는 원숭이 머리처럼 생긴 버섯으로 기른 양고기만 먹었다고 한다. 다른 동식물을 먹여 유전자를 변형시켜 맛을 달리해 먹는 경우가 많다. 사람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인삼에 금가루까지 먹인 사과·배 등이 재배되고 있는 때 다.

▼지난 2002년 일본생물학연구팀이 시금치 돼지를 개발해 화제가 되었었다. 시금치 뿌리에 들어있는 불포화지방산을 돼지의 수정란에 투입한 후 암퇘지의 자궁에 착상시켜 새끼를 낳게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사육한 돼지는 모든 포유동물에 결여 돼있는 불포화지방산을 20%나 증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 정읍에서 미생물을 먹여 불포화지방산을 증가하고 인체에 해로운 콜레스테롤은 감소한 돼지 사육에 성공했다는 보도다. 돼지의 면역력을 높여 질병과 폐사율을 줄이고 육질은 고소한 맛으로 시금치 돼지보다 불포화지방산이 더 많다는 것이다. 정읍시는 "복돼지"라는 브랜드로 특허청에 등록하고 내년 초부터 시판한 할 계획이라니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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