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왕엽 한국노총 전북지역본부 의장> 김완주 지사 감사편지의 본질과 우리의 자세
<한왕엽 한국노총 전북지역본부 의장> 김완주 지사 감사편지의 본질과 우리의 자세
  • 이수경
  • 승인 2009.08.06 14: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때 아니게 새만금 감사편지 논쟁이 뜨겁게 불붙고 있다.

김완주 전북지사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낸 감사편지의 내용에 너무 과하고 넘치는 표현이 있어서 심히 불편하다는 것이다. 사실 본인도 편지를 처음 대하고 다소 당혹스럽고 생뚱맞다는 느낌을 가졌다

김완주 지사는 바보(?) 일까? 지방 선거를 1년 앞두고 그것도 민주당 아성인 호남에서 무엇 때문에 이처럼 손해나는 일을 벌였을까?

우리는 좀 더 냉철한 이성적 판단으로 편지의 본질과 우리의 자세에 대해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본인은 그 동안 노조 활동을 하면서 많은 민간기업의 호남 본부가 광주로 이전하면서 광주 경제권으로 빨려 들어가는 우리 전북의 현실을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많다. 그래서 새만금 개발에 대한 집중을 통해 우리의 희망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소망했고 이는 모든 전북인의 소망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새만금 내부 개발의 중요한 시기에, 90%에 육박하는 압도적 지지를 보내준 민주당은 야당이 되었고, 대통령 중심제의 실로 엄청난 권력 집중은 대통령과 청와대의 지원 없이는 지방의 어떤 대형 사업도 현실화 될 수 없기에, 현 정부를 상대로 일해야 하는 김완주 지사와 전라북도청의 고뇌는 분명 남다른 바 있었을 것이다.

본인은 이번 편지 전문을 몇 번이나 정독 하면서 김완주 지사에게 배신감이 들어 서운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낙후된 전북의 야당지사에게 가슴시린 동지애와 이 편지를 공개한 청와대의 의도에 대한 분노가 교차 했다.

사실 김완주 지사 감사편지의 몇몇 표현이 우리를 좀 심란하게는 했지만, 그 편지의 속내는 김 지사의 개인 영달과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새만금 성공과 전북발전에 대한 일념 때문에 개인적으로 마이너스가 되는 바보(?)같은 선택을 한 것이다.

백퍼센트 잘못한 것도 없지만 물론 백퍼센트 잘 한 일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그런 점에서 나는 민주당 일부 의원들의 서운한 한마디 쏘아 붙인것도, 전북의 시민 단체들이 정식 논평은 아니어도 코멘트나 인터넷을 통해서 김 지사에게 부적절 했다고 한마디 하는 것도 그럴 수 있겠다고 본다.

그러나 여기까지여야 한다. 김완주 지사가 민주당을 욕보이려고 한 일이 결코 아니고, 굳이 말하자면 청와대의 꼼수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셈인데, 그것을 다른 곳도 아니고 같은 지역에서 이 때다 싶은 태도로 물고 늘어지는 것은 일을 더 졸렬하고 옹색하게 하는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것은 오히려 한나라당과 청와대의 전략에 말려 들어가는 일이다. 김완주 지사가 곤경에 빠지고 민주당이 이런 사소한 문제에 발끈해서 이야기가 복잡해지면 누가 좋아할지 잘 생각해야 한다.

김완주 지사가 새만금과 전북 발전을 위해 일하다 곤경에 빠졌으면, 비록 그것이 개인적인 정서에 잘 안 맞는다 치더라도 무엇이 대의를 위한 것인지를 생각하고 먼저 위기에서 건져내는 것이 급선무 아닌가. 민주당 일부로부터 한마디 들은 것으로 김 지사는 사실 값을 치른 것이라고 본다. 민주당이건 개혁파건 이 일을 끝까지 문제 삼아서 두고 보자 할 일은 결코 아니다.

굳이 잘못이라고 느끼면 한마디 쏘아 붙이는 것으로 끝을 내야지 정색을 하고 기어이 여론재판에 세울 일은 아니라는 것이 많은 도민들의 의견이다.

지금 새만금 사업이 얼마나 중요한 시점에 와 있는가, 공항과 항만이 없는 새만금은 도대체 말이 안 되는 것 아닌가.

근본적으로는 뜻을 가지고 일을 하더라도 더 잘해보자고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해프닝이다. 이일을 정치적으로 과대 해석하고 김 지사를 정치적 미숙아로 만드는 일은 정당하지도 않고 유쾌하지도 않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