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희 전주시새마을부녀회장>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 비례제, 과연 불편할까
<김연희 전주시새마을부녀회장>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 비례제, 과연 불편할까
  • 장정철
  • 승인 2009.07.15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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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가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 비례제’를 지난 4월부터 전 지역에 시행한다는 내용을 언론을 통해 접하게 됐다.

지금까지는 도로변에 설치해 놓은 수거용기에 배출만 하면 잘 수거되고 있었는데 괜한 예산 낭비만 하는 게 아닌가하는 우려감부터 앞선 것이 사실이었다.

시범 실시로 인해 수거용기가 모두 사라지고 나니 주변의 주부들은 너나할 것 없이 음식물 쓰레기 수거 문제를 화제에 올렸다. 의견들은 분분했다. 그동안 공동수거용기가 집 앞에 놓인 가정에서는 여름철만 되면 악취와 해충으로 인해 창문조차 열지 못했고 참다못해 용기를 다른 곳에 옮기면 다음날 아침 제자리에 돌아와 있는 일이 허다했다고 했다.

그런 분들은 새 제도 도입으로 집집마다 개별용기를 보급돼 참 잘 되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반면, 다른 주부들의 불만도 그에 못지않았다. 이전엔 언제든지 편한 때에 쓰레기를 내놓을 수 있었는데 개별용기 도입 이후에는 수거요일과 배출시간을 맞추어 문 앞에 내놓아야 하니 여간 번잡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이전 거점수거방식때 일방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었던 주민의 입장과 가가호호 문전수거 방식의 새로운 제도 도입에 따라 직접 관리에 대한 불편함을 느끼는 주민의 입장이 상반되는 상황에서 과연 어떤 제도가 모든 이에게 공평한 제도인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나 자신의 편리함을 위해 몇몇 시민의 일방적인 피해와 불편을 강요하기 보다는 조금씩 불편을 부담해 모두가 평등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면,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하는 것이 진정한 시민의식의 발로가 아닐까?

전주에서 하루에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만 해도 평균 263톤에 달하고 전국 평균에 비하면 20%나 많다고 하니, 우리 후손들에게 깨끗한 환경을 물려줘야 할 책임을 생각해본다면 새 제도의 불편을 탓하기에 앞서 적게 쓰고 적게 배출하려는 노력부터 선행돼야 한다고 본다.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 비례제’는 오염자부담 원칙을 근거로 도입된 제도라고 한다. 각각의 시민이 사용한 자원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고 소중한 자원을 절약하며, 지역경제를 살리고 환경오염을 예방하자는 것이다.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앞으로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 비례제와 같은 친환경 정책들이 더욱 많이 도입될 것으로 생각된다. 주부 입장에서는 가계부 걱정도 된다지만, 향후 우리들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감안한다면 지금의 불편과 적은 처리 비용은 크지 않은 대가일 것이다. 실제로 이번 제도 시행 이후 기존보다 음식물 쓰레기가 20% 이상 감소하고 있고, 비닐봉투를 사용하지 않아 연간 10억 원 이상의 비용 절약이 예상된다고 한다.

그러나, 제도를 시행하는 전주시에서도 시민들에게 불편함을 감수해달라는 양해만을 요구하지 말고 시민들이 제기하고 있는 민원에 대해 철저히 관리, 감독해주었으면 한다. 특히, 음식물 쓰레기가 증가하고 부패의 속도도 빠른 여름철을 맞아 악취와 해충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철저한 수거와 깨끗한 처리를 통해 제도의 시행 취지를 제대로 살려주기 바란다. 새로운 제도가 도입된 만큼, 민관 서로가 이해하고 화합해 성공적으로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 비례제가 정착돼 깨끗하고 아름다운 전주를 함께 만들어가는 계기로 삼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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