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주 전라북도 농업기술원 생명농업과장> 전북 명품 쌀 생산 지금부터 시작이다
<송영주 전라북도 농업기술원 생명농업과장> 전북 명품 쌀 생산 지금부터 시작이다
  • 이수경
  • 승인 2009.07.01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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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에 있어 쌀은 단연 주작목이다. 재배면적과 생산량에 있어 전남, 충남에 이어 세 번째일 뿐만 아니라 농업 소득에 있어 쌀이 차지하는 비중이 50% 이상으로 전국에서 제일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쌀농사의 풍 · 흉은 전북 농업의 소득 안정화에 절대적인 키워드임과 동시에 농업기술 개발 · 보급에 있어서도 우선순위 일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쌀이 남아도는 시대에는 단위면적당 생산성 향상과 품질의 고급화는 동전의 양면처럼 보여 지고, 자칫 품질의 고급화에만 무게가 실려 생산성과 품질고급화의 밸런스가 균형을 잃게 되기 쉽다. 이런 경우 농가현장에서는 투입된 기술로 인해 얻어질 수 있는 기회이익의 혜택이 적어질 뿐만 아니라 차후 새로운 요소의 기술을 보급 할 때에 현장의 수용도가 더디거나 낮아질 확률이 높기 때문에 관리상 다소의 어려움이 있다하더라도 수량성과 고품질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쫒을 수밖에 없게 된다.

문제는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몰아갈 수 있는가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벼가 익어가는 시기에 기상여건이 양호하다는 전제 조건하에서 보면 충분히 가능 한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배 재배생리의 원칙상 좋은 품종의 선택, 재배기술의 투입 그리고 재배환경의 트라이앵글의 유지가 필수적이다. 이중 좋은 품종의 선택은 이미 농업기술원등 농업유관기관으로부터 보급되거나 자율교환을 통해 얻어진 종자를 이용 이앙되어진 상태이므로, 이제 남은 과제는 재배기술과 환경을 조합한 관리기술의 시행이라 할 것이다.

한 알의 종자로부터 시작되는 벼의 일생은 자신의 몸집을 키우는 영양생장기와, 후대를 이을 이삭을 만들어 그 증표로 꽃을 피우는 생식생장기 그리고 이삭의 창고에 전분 등을 가득 채워주는 등숙기 등 3단계로 크게 구분된다. 지금 우리 들녘의 벼는 첫 번째 생육단계를 거치고 있고 지금부터 한 달은 두 번째 생육상을 밟아가는 과정에 속하게 되는데, 이때 생육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적인 관리 요소를 얼마만큼 준수 하느냐에 따라 수량성이 보장된 고품질의 쌀 생산 여부가 판가름 나게 되는데 그중 중요한 두 가지를 짚어 보고자 한다.

첫째, 물과 병해충 관리의 철저이다. 우리나라의 벼 이앙 방식은 소위 장줄(줄사이)에 비해 단줄(포기사이)의 길이가 절반에 못 미치는 병목식 이앙방식을 택하고 있고, 포기당 심어지는 모수는 4~5본 정도를 표준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농가들 대부분이 이앙시 결주를 의식해 상자 당 파종량을 늘림에 따라 포기당 모수가 2~3배 늘어나게 되었고, 이로인해 생육이 초기부터 과번무 되면서 모가 연약하게 자라 도복과 병해충에 약해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이즈음 장마기간이 조우되는 경우에는 더더욱 모가 연약한 상태로 자라게 되는데 바로 요즈음이 그 시작점이 된다. 이때 중요한 재배 수단이 포기당 새끼 치는 양이 최고에 달했을 때 강한 물 떼기를 하는 것이다. 뿌리의 건전화를 꾀하고 물속에 녹아있던 질소성분의 과잉흡수를 막아 더 이상 과번무로 생육이 진전되는 것을 막아 주기 때문이다. 사람으로 치면 강한 하체를 만들어 주는 일이므로 후기 생육의 강건함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이다.

병해충 관리는 농업인 스스로가 각자의 논을 수시로 살펴서 적절히 방제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나 관련기관에서 발표하는 예보시스템을 잘 활용하면 시기를 적절히 맞추어 예방적 차원에서 방제가 가능하다. 최근 발생된 애멸구 방제에 의한 줄무늬잎마름병의 예방 사례가 좋은 예이다.

두 번째로 중요한 일은 비료 욕심을 줄이는 것이다. 벼에게는 이제 마지막 영양원인 이삭거름용 질소 비료를 시용하는 시기가 남아있다. 질소비료는 물과 함께 벼의 생육에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임과 동시에 가장 경계해야 하는 투입원이다. 이삭거름의 기능은 품종별 유전적으로 고정된 이삭의 생장을 반듯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만, 질소량이 많아지면 생육과다로 인한 식물체 각 기관의 공간적 분포가 흐트러지게 되고 동시에 햇빛을 받아 수행하는 탄소동화작용의 효율성 역시 저하되는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밥맛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단백질 함량이 종실에 축적되는 것을 부추기는 역할도 한다. 특히 타도에 비해 보리 등 맥류의 재배로 인한 이모작 논이 많아 가뜩이나 이곳에서 생산되는 쌀의 품질이 떨어진다는 타도의 인식이 베어있는 마당에 질소의 과잉 투입은 불난 곳에 기름 붓는 격이다.

따라서 지금부터 한 달 동안에 이루 워 지는 물 관리, 병해충관리 그리고 적당한 비료의 시용 등은 안정적인 수량의 확보와 고품질 쌀의 생산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길목이 된다 할 것이다.

물론, 이와 같은 재배관리만이 고품질의 전북 쌀을 생산하는 전부가 될 수 는 없다. 적절한 시기에 수확하여 적당한 방법으로 건조하고 도정해야하는 일련의 과정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수량성이 담보된 고품질 쌀, 즉, 명품의 전북 쌀은 지금 이 시점의 관리가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좋은 원료곡의 생산에서부터 출발된다는 것이다. 철저한 장인정신으로 생산해낸 좋은 원료곡이 있어야 만이 좋은 브랜드 쌀로 포장될 수 있고 소비자에게도 손과 발의 기운이 묻어있는 물건이니 안심하고 고가로 구매해 달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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