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덕 익산보훈지청 민원실장> 호국보훈의 달 6월이 가는 길목에서
<최순덕 익산보훈지청 민원실장> 호국보훈의 달 6월이 가는 길목에서
  • 최영규
  • 승인 2009.06.29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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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에게 있어 결혼은 하나의 레테(Lethe, 망각의 강江)이다. 우리는 그 강물을 마심으로써 강 이전의 사랑을 잊고 강 건너의 새로운 사랑을 맞는다”

이문열의 베스트셀러 ‘레테의 연가戀歌’에서 나오는 말이다.

‘레테’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저승의 다섯 강중의 하나인데 이승에서 저승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레테의 물을 마시면 이승의 모든 기억이 지워지게 된다고 한다.

요즘 우리는 매일 레테의 물을 마시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한다. 어제의 슬픔과 고통은 물론 기쁨조차 쉬이 지워버린다.

대한민국의 오늘은 조국과 민족을 위해 희생하신 선열들이 이룩한 것이다.

일제하 조국광복을 위해 싸우다 순국하신 애국지사가 30여만 명이고, 6·25한국전쟁 희생자는 국군 전사자와 실종자 16만 2천394명을 포함 200만여 명에 이른다.

그러나 우리는 선열들의 숭고한 애국애족정신을 별로 기억하지 않는다.

6·25전쟁이 발발한지 59년이 흐르면서 이에 대한 기억도 희미해져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20대의 56.6%가 6·25전쟁이 일어난 년도를 모르고, 초등학생의 35%는 ‘전쟁을 일으킨건 한국’이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현재 우리의 안보여건을 돌아본다. 1999년과 2002년 두차례에 걸쳐 연평해전이 일어났고, 얼마전 북한은 주위의 우려와 만류에도 불구하고 로켓발사와 핵실험을 강행했다.

지금은 미 해군 구축함이 미사일 등의 불법무기류를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선박 ‘강남호’을 추적 중이고, 북한은 조만간 원산에서 중·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계획이다.

6·25전쟁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음을 확연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우리의 대처는 무엇인가.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단호한 응징을 천명하고, 북한의 고립과 제재를 위해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을 추진 중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소송규모는 수백억에서 수천억대에 이를 수도 있단다.

한나라당은 단독국회를 소집하고 민주당은 국회농성에 돌입하는 등 전운이 감돈다.

대한민국은 그동안 어려운 여건에서도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룩했다. 36년간의 일제강점과 6·25전쟁을 겪으면서도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이와 함께 민주주의의 조기 정착과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뤄내는 등 그 위상이 세계 속에 찬란히 빛나고 있다.

우리의 역량을 볼 때 작금의 어려운 상황도 어렵사리 극복하리라는 믿음이다. 특히 한국의 7회 연속 월드컵 진출과 남북한 동시 월드컵 참가는 세계각국으로 부터 찬사와 부러움을 받고 있고, 남북화해 분위기 조성에도 기여할 것이다.

개성공단의 실마리도 조금씩 풀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북한이 개성공단 통행제한을 풀 용의도 있다하고, 남북합동 외국공단 시찰도 추진 중이다.

정치권도 대화를 통해 상생의 접점을 찾을 것이다. ‘정치권이 국가발전의 걸림돌’이라는 생각이 국민의 가슴에 와 닿는 걸 바라지 않기에.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을 추모하고 국가유공자에 대한 감사와 국민화합을 다짐하는 기간인 ‘6월 호국·보훈의 달’이 경건하게 지나가고 있다.

지난날 목숨을 강요당하던 시절을 살지 않은 행운을 누리는 우리들.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해주신 선열들께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선열들의 나라사랑정신을 국민화합과 역량결집으로 승화시켜 세계일류국가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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