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주년을 맞은 6 .15 남북공동성명의 재조명
9주년을 맞은 6 .15 남북공동성명의 재조명
  • 최규성
  • 승인 2009.06.1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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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6월 13일. ‘대한민국’ 문구가 선명하게 새겨진 대통령전용기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한 영공을 날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의 문이 열리고 잠시 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를 영접하기 위해 나와 있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두 정상이 환한 미소를 띄우며 두 손을 맞잡는 순간 한반도의 허리가 다시 이어지리라는 성급한 희망과 염원 속에 전 국민이 진한 감동을 맛본지 어언 9년.

2009년 6월 지금 한반도는 일촉즉발, 남북 경색을 넘어 전쟁도 불사할 대결국면으로 돌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남한 관광객의 피습, 금강산 관광 중단, 3통(통행 .통신.통관) 불가, 현대아산 직원 억류, 개성공단 존폐 위기, 남한의 PSI가입 등 하나같이 대결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 상황의 근본적 원인은 북한의 로켓발사 등 주변국의 긴장 조성과 개성공단을 지렛대 삼아 남한정부를 압박하려는 북측의 도발도 있었지만 이명박정부의 前정권 치적지우기와 내용없는 의연하고 단호한 모르쇠 대응이 더 큰 탓이다.

그렇다면 파국으로 내달리고 있는 남북관계의 해법은 없는가? 그 정답은 바로 현 정권의 6.15 남북공동성명의 재해석이며, 실천뿐이다.

역사학자 E.H. 카르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일찍이 정의한 바 있다. 과거의 조명속에 현재를 평가하고, 현재의 평가하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과거의 교훈이란 좋은 점은 계승하고 나쁜 점은 버리고, 미흡한 점은 개선.발전시키는 것으로서 의미를 갖고 있다.

지난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과 6.15 공동선언 채택 이후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남북관계는 괄목하게 발전하여 왔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로서 국민들도 다 알고 있다.

장관급 회담을 비롯하여 여러 부문의 남북대화가 확대.발전되어 왔고, 인적.물적 교류도 증대되어 왔다. 개성공단사업.금강산관관광사업.철도 및 도로 연결사업 등 ‘3대 경협사업’도 착실히 진행되어 왔다.

북한 또한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시작으로 2001년 신사고의 강조, 2002년 7.1 경제관리 개선조치에서 나타나듯이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동포애적 민족동질감 복원의 청신호를 보여줬다.

물론 이와같은 남북관계 발전과 성과가 있기까지 결코 순조로웠던 것만은 아니었다. 예정된 회담이 중단, 지연되거나 다시 재개되는 과정을 여러번 거치면서 합의사항의 이행까지는 상호 많은 노력과 인내심을 요구했다.

또한 화해협력의 진행과정에서 두차례의 연평해전이 벌어졌고 제2차 북핵문제가 대두된 바 있다. 대북퍼주기, 저자세 논란에 의한 남남갈등이 확산되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 남북공동선언 채택 이후 참여정부까지는 남북간에 공유하는 화해협력 정신이 있었고, 대화와 교류의 틀도 있었고 핫라인도 있었기 때문에 예방안보가 가능했고 사건발생시 조기수습도 가능했다.

그러나 2008년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 남북 경색국면을 지속되고 잇다. 현 정부는 역사학자 카르가 갈파한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는 사실을 전면 부정하고 있기 때문에 남북간 대화의 틀도 없고, 공유정신도 없으며 경색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정부는 6.15 공동선언에 입각하여 지난 10년간 추진해온 대북포용정책을 폐기하고 대북 무시전략을 추진했다. 그 결과 지난 10년간의 남북관계가 1년 여만에 단절, 중단, 파탄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3대 경협사업을 비롯한 민간급 교류.협력까지 전면 중단 상태로 치닫고 있어 금년도 교류협력기금 집행률이 10%선에 머물고 있음)

이러한 상황 하에서 6.15 공동선언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6.15 공동선언의 실천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남북 경색국면을 대화국면으로 전환시키면서 남북관계의 전면 복원과 함께 한반도의 평화정착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나름대로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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