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보호·정의 구현·헌신 봉사’

이재원(51) 신임 전주지검장이 21일 취임사로 강조한 일성(一聲)이다. 이와 더불어 겸손하고 절제된 검찰상을 정립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취임식에 이어 가진 간담회에서 이 전주지검장을 만나 취임 소감과 향후 업무방침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註>

- 전주지검장으로 부임하게 된 소감은.

▲ 전임 검사장의 뜻하지 않은 일로 전주지검장으로 부임하게 됐습니다. 그런 연유로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지역민들이 전주지검의 최근 과정으로 일부 실망했으리라 생각되는데 조기에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 생각합니다.

전주 근무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동안 전주를 생각하면 비빔밥과 정갈한 음식, 뛰어난 서예를 떠올렸습니다. 이곳은 ‘법조3성(聖)’을 배출한 곳이고, 문화와 전통, 예술이 뛰어난데다 최근에는 새만금간척을 통해 서해안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이곳 전주지검장으로 근무하게 된 것은 저에게 있어 영광입니다.

이곳은 전통과 문화의 도시입니다. 어떤 면으로 보면 고상하지만 뒤집어보면 지역의 토호세력들로 인한 우려되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앞으로, 어떤 사안이든 치밀하고 세밀한 수사과정을 통해 뿌리까지 폭 넓게 수사하도록 유념하겠습니다.

- 전주지검이 최근 일련의 과정으로 청내 분위기가 침체된 것 같은데.

▲ 그럴 것입니다. 그래서 전주지검 내부적으로 신명난 직장이 되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직원들에게 사무실에서는 검사로서, 검찰직원으로서 철저하게 수사를 해야 하지만 사무실 밖에서는 몸을 낮추도록 당부하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 겸손하고 절제된 모습으로 지역민들의 애로를 해결하도록 먼저 앞장서 나가겠습니다.

- 검찰 초유의 검사실방화사건이 현재 재판중인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

▲ 검사실방화사건은 현재 법원에 재판중입니다. 재판중인 사건이라 검사장이 답변하기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광주고검에 근무할 때 전주지검 직원들이 이 사건의 해결을 위해 열심히 수사해 기소한 것으로 들었습니다. 또한, 기소된 피의자가 진범에 가깝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은 ‘생수통독극물사건’에 대해 추가수사를 진행해 규명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공판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더불어 언론에 당부하고 싶습니다. 최근 일명 ‘박연차리스트’와 관련해 엄청나게 기사가 생산, 보도되고 있는데 이는 추측성, 미확인보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당하는 사람은 때론 극복할 수 없는 고통을 받을 수 있으므로 앞으로 추측성 보도와 미확인 보도를 자제해주길 당부드립니다.

- 대구지검 1차장검사로 근무할 당시 ‘로비스트제 도입’ 등으로 유명세를 탔었는데.

▲ 로비스트제 도입을 주장했다고 한 것은 잘못 알려진 것입니다. 당시 로비스트제 도입문제는 법학교수진에서 법안 도입안을 발표했는데 우리나라 현실을 감안하면 일부 도입이 필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행정과 의회 권력 중 어느 쪽이 우위에 있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우리나라는 행정권력이 의회권력보다 우위에 있는 특성과 법문화토양 등을 감안할 때 로비스트제 입법화는 빠르다고 생각합니다.

- 경기침체 등으로 기업 및 경제사범에 대해선 어떻게 처리하실 방침이신지.

▲ 기업 및 경제범죄는 크게 두 가지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하나는 기업 내부적으로 불투명한 회계와 자금유용에 의한 범죄입니다. 또 하나는 행정법규에 의한 것입니다. 행정법규에 관한 부분은 형사벌보다는 행정벌로 전환해 기업 및 경제활동이 위축되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계도나 자체적으로 개선될 경우 과감하게 용서를 하겠지만 반복적으로 시정되지 않을 경우엔 철저하게 수사해 재발방지에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나 기업 내부의 불투명한 회계나 자금유용 등에 대해선 철저한 조사대상이 되지만 옛날처럼 무작위 수사나 무한정 수사를 통해 기업활동에 어려움을 주는 일은 없도록 하겠습니다.

- 오늘 부임해 빠쁘실텐데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신데 대해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한성천기자 hsc924@

<프로필> 이재원 신임 전주지검장

- 광주(51·사시 24회)

- 서울대 법대

- 대전 특수부 검사

- 대전지검 형사2부장

- 대검 중수3과장

-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

- 울산지검 차장검사

- 대구지검 1차장 검사

- 안산지청장

- 광주고검 차장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