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공무원들 불만 터졌다
도청 공무원들 불만 터졌다
  • 박기홍
  • 승인 2009.03.20 17: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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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자료 1장 만드는데 수정만 30번
노조, 폭력 모욕주는 간부 문책 주장


잦은 회의와 이를 위한 산더미 자료 만들기로 도청 직원들이 만성피로를 호소하는 가운데 각종 부작용도 양산, 업무 시스템 전반에 결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청 공무원노조는 최근 “직장 내 폭력 간부가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매일 수시로 하는 회의를 위해 수 십장씩 자료를 만들거나 수정하면서 밤새는 것도 모자라 부하 직원을 폭행하거나 서류를 던지며 모욕을 주는 간부들이 있다는 제보”라고 사내 전산망에 띄웠다. 노조는 “폭력 사무관, 서류 던지는 서기관, 국장을 색출해 엄중 문책해 달라”고 김완주 지사에 요구한 뒤 “전 직원들이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하고, 근무환경 개선대책도 전 청원에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청 직원들은 이와 관련, “곪을 대로 곪은 부분이 터졌다”며 “시도 때도 없는 회의에 직원들이 각종 서류 만들기에 빠져 파김치를 호소하는 상황에서 언젠가 터질 사안이었다”는 반응들이다. 김 지사는 회의 석상에서 “각종 서류를 줄여 효율적인 일처리에 나서라”고 주문하지만 사무실 내 업무현장에선 1장의 서류를 만들기 위해 수 십 번 수정작업을 거치는 바람에 직원들만 탈진 상태라는 것.

실제 한 직원은 노조 홈페이지 게시판에 “지사님 관련 회의자료 1장을 만드는데 겪은 사례”라며 자신이 4∼5번 수정작업을 거쳐 1장의 회의자료를 만들었지만 담당계장이 글자체가 마음에 안 든다거나 문구가 적절하지 않다며 5∼6번 고쳤고, 다시 과장에게 보여주니 과장이 또 3∼4번 수정했다고 푸념했다. 이 직원은 “과장이 고치더니 취합부서에서 또 3∼4번 고쳤다”며 “총 종이사용 매수를 세어보니 30장이 넘어가더라”고 덧붙였다.

7급의 한 직원은 “국·과장들이 수뇌부의 눈치만 보며 과도한 주문을 직원들에게 그대로 내려보낸 뒤 각종 자료에 첨삭하는 일을 반복하며 6급 이하 직원들만 업무에 짓눌려 있다”며 “여기다 언어폭력에다 직원 폭행, 서류를 던지며 인간적 모욕을 주는 간부들의 행태가 더해져 언젠가 쌓였던 게 터질 줄 알았다”고 말했다. 6급의 다른 직원도 “일부 국·과장이 수뇌부의 정확한 의중을 파악하지 못한 채 직원들만 닦달을 하는 무소신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도정 전반의 시스템을 재점검해 볼만 하다”고 말했다. 박기홍기자 k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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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모르이 2009-03-23 08:51:00
어느 모 기관 사무관도 그런 행태를 하고 있으며, 문서내용을 수정하고 다른기관에 자료를 인용하면서 자기가 한 양 모양새내는 사무관 각성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