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포해진 노인범죄
흉포해진 노인범죄
  • 이상윤
  • 승인 2009.01.06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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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즉다욕(壽卽多辱)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사람이 오래 살되 욕됨이 없이 살아야 한다는 의미다. 나이를 많이 먹고도 오래 살 수 있으면 좋겠으나 그만큼 좋지않은 일도 많이 겪게 된다는 뜻이다. 오래 살면 험한 꼴을 많이 보게 된다는 우리 말이 있듯이 같은 뜻을 내포하고 있다. 중국 장자(長子)의 천지편(天地 篇)을 보면 堯 임금이 화산의 넓은 대지를 보러 갔을 때 이야기가 전해진다. 국경을 지키던 경비대장이 임금에게 말한다.

▼왕이시여 오래오래 장수하시기를 빌겠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堯임금은 사양하겠다고 말한다. 그러면 부자가 되시기를 빌겠습니다. 그것도 사양하겠다고 거절한다. 그러면 슬하에 자녀를 많이 두시도록 빌겠다고 한다. 역시 사양하고 있다.

▼그러면서 사양한 이유를 말하고 있다. 자녀가 많으면 두려운 일이 많고 오래 살면 욕된 일이 많기 때문에 덕(德)을 쌓을 수 없으므로 사양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말이 주는 메시지는 사람이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욕되게 살아서는 짧게 산만 못하다는 것이다.

▼최근 고령화 사회를 맞으면서 노인 범죄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는 보도다. 최근 10년 사이에 61세 이상 노인들의 범죄 발생이 무려 두 배나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성폭행 범죄는 4배나 늘어나고 살인만 해도 3배 등으로 흉포해진 강력 범행노인이 크게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갈수록 평균 수명이 늘어가고 있는 세상이어서 지금 60대는 노인 소리도 듣기 거북하다고 할 정도로 매우 활동적이다. 그렇다 해도 이제 인생을 잘 정리하면서 자손들에게 수치스런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될 나이다. 청소년들도 아닌 노인범죄가 예전의 폭행과 상해. 사기 등 상대적으로 가벼웠던 범행이 대부분이던 것이 흉포화 해져간다니 고령화사회의 또 하나 후유증이 아닌가 싶다. 오래 사는 것 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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