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을 마감하면서....
공직을 마감하면서....
  • 이방희
  • 승인 2008.12.30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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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8년 10개월 !!

결코 짧지 않은 긴 나날들, 어느 한 순간 이렇게 가버린 것 같습니다.

지난 1970년 2월 10일, 저는 정읍군 태인면에서 첫 공직을 시작했죠.

담장을 허물고, 마을안길을 넓히며 초가지붕을 걷어내고, 스레트지붕으로 단장하는 새마을운동이 새벽기상을 알리는 앰프방송과 함께 하루가 시작되던 때였습니다.

상·하간에 엄격하면서도 인정이 있었고 주민들의 따뜻한 정을 가슴속에 간직하면서... 담당하던 마을들판을 가로질러 생각지도 보지도 못했던 호남고속도로가 만들어져 가는 것을 보면서 스물둘 새내기일꾼은 일하는 방법을 배워나갔습니다.

2003년 2월, 부안 해창 갯벌에서 시작된 환경단체의 삼보일배 행렬이 勢를 더해가면서 수도서울 한복판을 향하여 새만금개발 반대의 목소리가 절정에 다다를 때, 우리도민 1만 여명이 여의도 시민공원에 모여 삭발식과 함께 새만금 완공을 목이 터져라 외쳐댔던 함성의 물결 속에서...

2006년 4월 21일, 결코 쉽게 이어지기가 어렵게 보이던 33㎞ 새만금 방조제가 끝물 막이 공사와 함께 하나의 선으로 연결되는 순간, 도민과 함께 태극기와 도기를 마음껏 흔들면서 감격의 만세가 목이 메어... 방조제 물막이 기념 도민축제를 성황리 마친 뒤, 원불교 종법사께서 주신 격려금으로 고생한 동료들과 폭탄주에 불고기를 굽던 때가 머리를 스쳐갑니다.

2006년 8월, 교육원장이 된 후 전국시도 교육원 중에서 제일가는 훈련원을 만들어 보겠다는 신념하나로 동료들과 힘을 모아 노력한 결과, 우리 道 교육원이 가장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답니다.

아마도 우둔한 저로써는 그런 큰일을 겪으면서 참된 선·후배와 지인, 가족들의 도움으로 성장하였나 봅니다. 맡겨진 일에는 최선을 다하고, 이왕이면 멋스럽게 상사와 도민들로부터 칭찬받을 수 있도록 가꾸고 다듬었지요. 일 욕심 때문에 함께하는 동료들을 적지 않게 힘들게 했고 때론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았는지... 과정은 힘들었지만 최선을 다한 후의 결과만큼은 항상 좋았다는 칭찬과 함께 보람을 느낀 감정들이 저만은 아니리라고 자문해 봅니다.

감히 저는 무능하다는, 일 못한다는 소리를 듣는 순간이 우리 공직자들의 자존심을 구기는 부끄러움이라 생각하지요. 명예를 소중히 생각하고 부족함을 노력으로 극복하면서 남보다 더 고민하고 최선을 다하면, 우리道의 발전과 더불어 본인의 영진도 함께 한다는 신념으로 살아온 것 같습니다.

지나온 발자취가 보람 있는 나날이었고, 결코 후회해 본적이 없는 공직생활을 이젠 저도 떠나게 되었습니다. 본의 아니게 힘들게 했던 분들께 고생시켜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씀과 여러분과의 추억들을 소중히 간직하면서 남은 여생은 저에게 베풀어 주신 사랑과 고마움에 보답하는 일에 미력이나마 동참하고자 합니다.

자랑스러운 동료여러분!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 거듭 올리면서 우리道 발전과 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신세우 공무원교육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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