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70)
유산(70)
  • 이수경
  • 승인 2008.12.09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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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빈방이었다.

“그 여자 어디 있냐?”

“없어.”

“너 거짓말 한 거냐?”

“그럼 이 바닥에서 제것 놓아두고 남에 것 챙겨 주는 년 보았어?”

그녀가 실실 웃는다. 기가 막힌다. 그녀가 방문을 잠그더니 갑자기 훌훌 옷을 벗어 던졌다.

“너 지금 뭐 하는 짓이냐?”

“아저씨 내가 더 잘해줄게.”

“나 지금 그럴 기분이 아니거든.”

돌아서 나오려는 대두 앞을 그녀가 맨몸으로 막아섰다.

“너? 나 몰라?”

“알아. 사람들은 형사를 무서워 하지만 나는 아냐.”

“왜? 무섭지 않은데?”

“아저씨도 남자지? 잘해줄게 놀다가.”

그녀가 노골적으로 팔을 끼고 달려들었다.

“어? 왜 이래?”

“끝내 준다니까.”

좀 모자란 것인가? 그녀의 얼굴이 너무 천진해 보인다. 아무리 창녀지만 발가벗은 여자가 적극적으로 덤비고 있으니 뿌리칠 수가 없다. 아니 창녀가 옷을 벗어 던질 때부터 기분이 이상했다. 순간 자신도 모르게 아랫도리에 힘이 벌컥 솟아올랐다. 여관방에서 미스 한을 보내고 다음날 다방에서 그녀의 속살을 훔쳐 본 것 때문에 일어난 욕정을 주체 할 수 없어 벌써 며칠째 열이 올라있다. 여기까지는 수연이가 알 수도 없는 곳이다. 급히 바지 끈을 풀었다. 눈치를 챈 그녀가 다가와 잡고 늘어졌다.

“근무 중인데.”

말까지 더듬거릴 만큼 호 홉이 가빠지고 있었다.

“잠깐이야.”

그녀가 와락 끄는 힘이 쌔기도 했지만 이미 뿌리칠 마음이 없어지고 말았다. 그녀가 하자는 데로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퀴퀴한 냄새가 나는 작은방에 벌러덩 누어 버렸다. 곰팡이 냄새가 낯설지가 않다. 이방은 처음이지만 근처 다른 방은 몇 번 와 본적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얼룩진 천 정을 처다 보면서 이렇게 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몇 번이나 입술을 깨물었지만 몸이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발가벗은 그녀가 씹던 껌을 뱉어 벽에 붙이고 돌아섰다. 여물지 못한 작은 젓 무덤이 더욱 욕정을 일으키게 했다. 더는 참을 수가 없다. 그녀를 끌어안았다. 몸매가 너무 말랐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정욕에 눈이 어두워진 대두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는 것이 없었다. 그녀를 바닥에 넘어트리고 몸 위로 올라갔다.

그녀가 심하게 몸을 움직이는 순간 굶주렸던 대두는 배설을 해 버렸다. 너무 허탈하다. 수연이 얼굴이 떠오른다. 그녀를 생각하면서 다른 여자와 섹스를 한다는 것이 쑥스럽다.

“기분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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