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힘을 합쳐 위기의 불을 끄자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위기의 불을 끄자
  • 이수경
  • 승인 2008.10.28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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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4일 주가가 111포인트 정도 폭락하고 환율이 1400원대로 진입하면서 여의도 증권가등 금융권이 공포로 하얗게 질려 냉기가 흐르고 있을 때, 그 맞은 편 여의도 국회는 정쟁으로 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이날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귀담을 만한 발언이 있었다고 한다.

이날 회의는 쌀 소득보전 직불금 국정조사가 합의된 이후 소속의원들의 의견을 들어보기 위한 자리였으며, 쌀 직불금 문제로 야당과 여당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서로 대치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정부와 여당이 요구한 은행권에 대한 정부 지급 보증안을 화끈하게 받아 들인 직후의 의원총회였다고 한다.

가장 처음 마이크를 잡은 정세균 대표가 먼저 지급 보증 안을 받아들인 이유를 설명하면서 “우리 경제는 이명박 정권의 경제가 아니고 국민의 경제이기 때문에 소홀히 할 수 없다. 급한 불은 꺼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 하였다 한다. 이와 더불어 “야당으로서 협조할 것은 협조하되 국민을 대신해서 따질 것은 철저히 따져야 한다.” 고 덧붙였다 한다.

어느 일간지에 의하면 정대표의 이러한 의견은 미국 대통령 오바마 후보가 미국정부가 은행에 대한 7000억 달러 규제 금융안이 하원에서 부결되어 미국의 금융과 신용도가 위기에 처하자 “지금 불이 났는데 불 낸 사람을 밝혀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힘을 합쳐서 불을 끌때다”라고 말한 것에 공감한 바를 밝힌 것이라고 한다.

필자는 대한민국 대부분의 국민이 정세균 대표의 생각에 동의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난 국정감사 기간 동안 여당과 야당은 쌀 직불금제를 비롯하여 사사건건 대립하면서 정쟁으로 달아올랐다. 이러한 상황은 국정감사의 제도 취지상 당연한 것이겠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러한 불협화음이 지금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경제적 위기와 민생을 뒤로 한 채 지나친 당리당략으로 흐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거대한 불길이 타오르고 있다. 주가가 반 토막 보다 더 떨어지고, 개인의 자산 가치와 국민의 일자리가 절반 가까이 사라지고, 가계 소비와 기업투자는 급격히 감소하는등 대한민국 경제의 동맥은 마비 되어가고 있다. 향후 나라가 재앙의 불길로 다 타버려 폐허가 된 후에야 불을 지른 사람이 과연 누구인지 밝혀내서는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거야말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대한민국은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의 것이 아닌 국민의 것이고, 대한민국은 보수나 진보의 것이 아니라 국민의 것이며,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지금의 위기는 바로 우리 국민이 현실적으로 겪게 될 고통이다.

현재의 위기가 과거의 정부에 있든 현재의 정부에 있든, 정치인에 있든 기업가에게 있든, 대한민국 내부에 기인한 것이든 미국의 잘못에 의한 것이든 따지기 이전에, 오늘 우리가 무엇보다 시급하게 인식해야 할 것은 지금은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위기의 불을 꺼야 할 때라는 사실 이다.

지난해 타들어 가는 국보 1호 남대문을 바라보며 어찌할 수 없는 무기력한 상실감을 우리 국민 모두라면 잊지 못할 것이다. 국보의 화재와 지금경제의 위기는 물론 같다 할 수 없으나 우리 모두에게 엄청난 상실감과 후유증을 남기게 될 거라는 점 에서는 같은 맥락으로 짚어 볼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정부와 기업 국민 모두가 하나 되어 화마의 위력에서 벗어나고자 간절한 마음으로 소방 호스의 물을 뿌리는 소방관의 자세가 되어야할 것이다.


<김광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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