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 사람은 외국계 회사(말하자면 자기나라 회사)에서 일했는데 그들 일 하는 시간에 작업하느라 한국에서 야간작업을 주로 했다. 덕분에 나와 메신저에서 종종 만나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사람이 한국어를 제법 잘 읽어서 내가 한 말을 영어로 번역한 후그게 맞느냐고 자주 물었다. 어떤 건 잘 맞기도 하고 어떤 건 엉터리로 번역하기도 했다.
친구이기 때문에를 번역하는데 친구이기=친구`s ego 이냐고 물어서 대략 난감하기도 했다. 내 언어가 번역하기 어렵다나 뭐라나. 스파르타식으로 한글을 가르친다나 뭐라나.
그런데 내가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그 자동 언어 번역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영어로 고쳐주긴 하는데 어떤 건 내가 봐도 순 엉터리로 번역되어 나오는 영어 때문에 애를 먹는다. 그렇게 되면 그야말로 콩글리쉬도 아니고 영어도 아니고 내 맘대로의 언어가 되어 말하게 되는데도 곧잘 서로 알아듣는다.
언어가 학문이 아니라 소통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고나 할까.
그들이 사용하는 영어를 대략 듣다 보면 적어도 5개 국어 이상은 대충 말귀를 알아들어야 앞으로 세상 사는데 도움이 될 듯싶다. 그저 우리 시절에 막고 품는 영어로 끝을 보는 거였다면 지금은 영어는 필수고 제 2외국어 역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간다고 봐도 무방하다.
가끔 친절한 한국인이 곁에서 도와주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 한국인들은 개인플레이를 선호하고 자기에 대해 같은 한국인이 아는 걸 불쾌하게 생각한다. 해서 영어를 쓰는 외국 애들하곤 넌덜머리나도록 친한 척을 하며 오만 쓸개, 간까지 다 빼 줄 것처럼 하면서 막상 같은 한국 사람이 우리말로 물어보면 대꾸도 하지 않는다.
한국인이 호혜 평등의 원칙을 고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굉장히 심한 차별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선진국이거나 선진국으로 유학 간 세대나 이민 세대를 높이 쳐 주고 그 외에 피부색이나 다른 나라들은 아는 체를 하지 않으려 한다. 원어민 교사들은 한국에 있다는 잇 점과 영어를 눈앞에서 가르쳐 줄 수 있다는 면을 강조해서 직접 만남을 통해 영어를 가르치겠다고 하는데 실제 만남에서 부작용이 만만치 않게 있다. 그 사실을 아는 한국인들은 그렇게 썩 원어민 교사를 좋아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몇 몇의 외국인들은 자기의 프로필에 절대 원어민 교사 아니다 라는 말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러나 더 안 좋은 것은 원어민 교사도 아니고 그렇다고 특별한 직장도 있는 것도 아니면서 유명한 대학의 박사 과정이나 거창한 직업에 종사하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나라조차도 선진국으로 속이고 접근한다. 한두 번 경험하다 보면 하나의 규칙처럼 사람들이 행동하는 모습이 보인다.
한국 남자들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그 중의 얼마는 언어에 대한 관심의 단계가 벗어나면 외국 여자를 만나 어떻게 한 번 해보려는 속셈으로 가득 차 있다. 마찬가지로 한국 여자나 외국 여자들도 그런 부류가 없다고 볼 수도 없다. 가만 보고 있노라면 일종의 먹이사슬 같다. 누가 먹고 먹히고를 볼 수는 없지만 거대한 문어발 느낌.
언어교환 프로그램에서 외국 사람을 만나 기본적으로 배우는 일상 회화는 괜찮지만 그 이상을 기대하는 건 약간 무리가 있다. 또 그 사람을 얼마나 신뢰해야 하는지조차 잘 모르기 때문에 힘든 점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대화가 통하는 데는 그런 사이트가 도움을 주곤 한다.
그러고 보면 사람은 공부를 해야 하고, 공부도 요령껏 해야 하며, 그런 것도 사람을 잘 골라서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는 것이 힘이다. 그것도 잘!!!
유영희 도민기자<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