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희 도민기자-언어교환 프로그램의 허와 실
유영희 도민기자-언어교환 프로그램의 허와 실
  • 하대성
  • 승인 2008.10.09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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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외국인이 I.T 업계에서 일하다가 한국에 왔다. 그는 서울에서 살면서 일을 했다. 그는 일하면서 한국의 역사에 대해 공부하다가 광주 민주 항쟁에 깊은 감명을 받아 그에 관한 자료를 얻으려고 광주에 갔다. 그러다 광주에서 살면서 쓰는 게 낫겠다 싶어 오늘 광주로 이사를 갔다.

그런데 이 사람은 외국계 회사(말하자면 자기나라 회사)에서 일했는데 그들 일 하는 시간에 작업하느라 한국에서 야간작업을 주로 했다. 덕분에 나와 메신저에서 종종 만나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사람이 한국어를 제법 잘 읽어서 내가 한 말을 영어로 번역한 후그게 맞느냐고 자주 물었다. 어떤 건 잘 맞기도 하고 어떤 건 엉터리로 번역하기도 했다.

친구이기 때문에를 번역하는데 친구이기=친구`s ego 이냐고 물어서 대략 난감하기도 했다. 내 언어가 번역하기 어렵다나 뭐라나. 스파르타식으로 한글을 가르친다나 뭐라나.

그런데 내가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그 자동 언어 번역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영어로 고쳐주긴 하는데 어떤 건 내가 봐도 순 엉터리로 번역되어 나오는 영어 때문에 애를 먹는다. 그렇게 되면 그야말로 콩글리쉬도 아니고 영어도 아니고 내 맘대로의 언어가 되어 말하게 되는데도 곧잘 서로 알아듣는다.

언어가 학문이 아니라 소통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고나 할까.

그들이 사용하는 영어를 대략 듣다 보면 적어도 5개 국어 이상은 대충 말귀를 알아들어야 앞으로 세상 사는데 도움이 될 듯싶다. 그저 우리 시절에 막고 품는 영어로 끝을 보는 거였다면 지금은 영어는 필수고 제 2외국어 역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간다고 봐도 무방하다.

가끔 친절한 한국인이 곁에서 도와주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 한국인들은 개인플레이를 선호하고 자기에 대해 같은 한국인이 아는 걸 불쾌하게 생각한다. 해서 영어를 쓰는 외국 애들하곤 넌덜머리나도록 친한 척을 하며 오만 쓸개, 간까지 다 빼 줄 것처럼 하면서 막상 같은 한국 사람이 우리말로 물어보면 대꾸도 하지 않는다.

한국인이 호혜 평등의 원칙을 고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굉장히 심한 차별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선진국이거나 선진국으로 유학 간 세대나 이민 세대를 높이 쳐 주고 그 외에 피부색이나 다른 나라들은 아는 체를 하지 않으려 한다. 원어민 교사들은 한국에 있다는 잇 점과 영어를 눈앞에서 가르쳐 줄 수 있다는 면을 강조해서 직접 만남을 통해 영어를 가르치겠다고 하는데 실제 만남에서 부작용이 만만치 않게 있다. 그 사실을 아는 한국인들은 그렇게 썩 원어민 교사를 좋아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몇 몇의 외국인들은 자기의 프로필에 절대 원어민 교사 아니다 라는 말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러나 더 안 좋은 것은 원어민 교사도 아니고 그렇다고 특별한 직장도 있는 것도 아니면서 유명한 대학의 박사 과정이나 거창한 직업에 종사하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나라조차도 선진국으로 속이고 접근한다. 한두 번 경험하다 보면 하나의 규칙처럼 사람들이 행동하는 모습이 보인다.

한국 남자들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그 중의 얼마는 언어에 대한 관심의 단계가 벗어나면 외국 여자를 만나 어떻게 한 번 해보려는 속셈으로 가득 차 있다. 마찬가지로 한국 여자나 외국 여자들도 그런 부류가 없다고 볼 수도 없다. 가만 보고 있노라면 일종의 먹이사슬 같다. 누가 먹고 먹히고를 볼 수는 없지만 거대한 문어발 느낌.

언어교환 프로그램에서 외국 사람을 만나 기본적으로 배우는 일상 회화는 괜찮지만 그 이상을 기대하는 건 약간 무리가 있다. 또 그 사람을 얼마나 신뢰해야 하는지조차 잘 모르기 때문에 힘든 점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대화가 통하는 데는 그런 사이트가 도움을 주곤 한다.

그러고 보면 사람은 공부를 해야 하고, 공부도 요령껏 해야 하며, 그런 것도 사람을 잘 골라서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는 것이 힘이다. 그것도 잘!!!

유영희 도민기자<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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