훗날을 생각해 보자
훗날을 생각해 보자
  • 김복현
  • 승인 2008.10.0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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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여름은 늦더위로 인하여 기후 환경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게 하는 계기가 된 해였다. 어느 날 갑자기 대중목욕탕에서 즐기던 환경이 그대로 우리생활에 복사된 것처럼 낮과 밤의 온도 차이가 온탕과 냉탕이 함께하고 있음을 경험했다.

그러나 누가 뭐라 해도 가을은 어김없이 무루 익어 가고 있다. 자연은 항상 정직하게 그 결과를 보여주고 있음이다. 뜨거운 태양빛을 벗 삼아 자라온 농작물들은 이제 결실을 맺어 우리에게 수확의 기쁨을 안겨주고 있으며 오늘의 농촌 풍경은 글자 그대로 풍요로움이다. 지붕위에 있는 하얀 박의 모습과 누렇게 익은 호박을 보면서 금년 가을도 끝자락에 있음을 절감하게 한다. 언제나 그랬듯이 길가에 피어난 코스모스도 찬바람을 마다하지 않고 온종일 손을 흔들어대고 있으며, 들녘은 황금물결이 출렁이고 있다. 이처럼 자연은 때가 되면 정직하게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이에 반해 사람들은 각자의 얕은 정보와 눈높이로 세상을 바라보고 지혜롭지 못한 재단을 하는 습성이 있다. 근자에 있었던 일을 하나 회상해보자.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리국민들은 감동을 너무도 많이 받았다. 이 감동과 여름 폭염에 묻혀 우리는 우리의 뼈아픈 역사적 사실을 가볍게 여기고 있다. 큰 의미를 느끼지 못한 채 지나간 건국 60주년과 건군 60주년 그리고 개천절이다. 이와 함께 북한도 건국 60주년인 9.9절을 맞이한다. 이날 김정일 위원장이 기념식장에 나타나지 못함에 대하여 중병설과 함께 억측들이 난무하게 되었고 아직도 정확한 소식은 알 수가 없으나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보도를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남북문제는 더 꼬여만 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때에 옛 고사 한 대목을 음미해 보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로 각인되었으면 한다. 중국의 삼국지 중 으뜸 지략가들의 지혜 싸움 내용이다. 촉나라의 제갈공명과 위나라의 사마중달(司馬仲達)이 서로 대치하는 형국이 장기간 지속된다. 쌍방 간에 서로 공격을 하지 않고 상대 나라의 전략을 염탐하는 과정에서 다급해진 공명이 먼저 사자(使者)를 위나라에 보낸다.

이 사자를 접한 중달은 사자에게 군사(軍事)에 관한 이야기는 한마디도 묻지 않고 공명의 근황만을 묻는다. 사자가 말하기를 공명은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업무 하나하나를 직접 챙기며 식사량도 소식(小食)을 한다고 대답했다. 중달은 사자의 말을 듣고 수하 장수들에게 촉나라의 공명이 소식(小食)을 하고 사무는 다망(多忙)하다고 한다. 이는 공명의 목숨이 길지 않음을 의미하니 때를 기다리며 더욱더 수비에 만전을 기하도록 명을 한다. 마찬가지로 공명도 중달을 만나고 돌아온 사자에게 중달이 무엇을 물어보더냐고 물어보니 취침시간과 식사량을 묻더라고 대답을 한다. 이에 공명은 이미 중달이 내가 병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으로 예측하고 자신이 죽은 후의 안전한 퇴각전술과 내부 반란자에 대한 비책을 준비한다. 이 비책으로 공명이 죽은 후 중달의 추격전을 따돌리고 부하장군 위연의 모반도 따돌리게 된다. 삼국지의 핵심 두 지략가의 지략에서 우리는 지혜를 얻어야 한다. 최근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 건강문제를 놓고 정치권의 대응전략을 보면 만일 유고(有故)때 초래될 상황에 대하여 국민에게 깊이가 없는 내용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즉 정치적 권력구조 변화와 방향 분석 대비, 주변국가 특히 중국의 군사적 경제적 개입의 깊이와 시나리오, 그리고 우리 쪽의 전략점검과 강화 논의가 중심이 돼야 하나 그러한 정책은 뒤로 하고 전처 아들과 후처 아들 중 누가 집권할 것인가에 매달리는 모습이 두드러지게 부각되어 마치 흥미위주의 권력이야기로 점철된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보다는 주변국인 ‘이와 입술’의 관계인 중국의 상황에 더 신경을 쓰고 있으면서 면밀한 분석과 대비책이 있어야 된다고 본다. 공명의 비단주머니 같은 주머니를 만들어 놓았으리라고 여겨지지만 주변국의 정치상황과 군사적 경제적 동향에 더 예민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되기에 하는 말이다. 베이징 올림픽이후 국력이 크게 신장된 중국의 15억 인구에는 제2의 제갈량과 사마중달 같은 지략가가 있다는 것도 예측해야 한다. 식사량과 취침시간으로 적장의 수명을 간파했던 삼국지가 어디 우수개 소리로만 여길 일인가?

지금은 북한에 관한 정보도 중요하지만 김위원장이 병상에서 메모하고 있을 비단 주머니 속에 있는 사후 비책에 대한 예측을 개을리 해서는 안 되는 시점이다.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가 우리의 미래이기에 관심을 가지고 대비하는 것이야말로 어느 것보다도 중요한 일이다. 건군 60주년과 국군의 날 그리고 개천절을 맞이하여 튼튼한 나라의 미래가 보장되기를 염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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