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민 폭탄 일파만파
멜라민 폭탄 일파만파
  • 이지현
  • 승인 2008.09.27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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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먹었던 국내 대기업 제과업체의 제품이었기 때문에 배신감이 더 크죠. 이제 어떤 음식을 먹여야 할지 구분하기도 어려워 불안하기만 해요”

설마 하며 안전지대라고 생각했던 우리나라에서도 멜라민 검출 사례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면서 더는 믿고 먹을 것이 없다는 소비자들의 분노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멜라민 파동에 관련 유통업계도 된서리를 맞고 있다.

28일 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멜라민이 파동이 확산되면서 과자류를 비롯한 우유 성분이 들어간 커피믹스와 커피용 크림의 매출이 뚝 떨어졌다.

분유나 이유식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은 예전보다 훨씬 뜸해졌고 과자나 커피믹스 등을 며칠 전에 구입해간 소비자들은 반품을 요구하고 있다.

홈에버 전주점 관계자는 “대기업 제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반적인 매출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면서 “새우깡 파동 때 새우깡만 안 팔리는 게 아니라 과자 전체가 팔리지 않았듯 멜라민 파동으로 인해 5일간 과자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까다롭게 성분과 원산지를 확인하고 있지만 중국산을 비롯한 수입산 원료가 대부분인 먹을거리 앞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불안감은 쉽게 떨쳐버릴 수 없는 입장이다.

또한, 멜라민은 식품뿐만 아니라 가볍고 튼튼해 그릇과 용기 등 다양한 식기류에도 사용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국내로 수입된 중국산 멜라민 용기 일부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돼 이미 수 백 톤이 폐기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이 더하다.

이론적으로 식기에 함유된 멜라민은 347℃가 되어야 녹는다고 하지만 멜라민 수지를 전자레인지에 자주 가열하거나 식초 같은 성분과 접촉하면 유해한 성분이 나올 위험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불안해진 소비자들은 식기까지 바꿔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

전주시 고사동 A그릇업체 관계자는 “거의 모든 제품이 멜라민 수지가 주성분인 중국산 제품이다”면서 “국산 제품으로 그릇을 바꾸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식품 안전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이 깊어지면서 식생활 및 소비패턴도 바뀌고 있다.

가공 식품을 아예 먹지 않거나 직접 만든 음식만 먹겠다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

주부 김은경(35)씨는 “불안한 마음으로 수입산 식품을 먹느니 비싸더라도 국산 유기농 식품을 선택하겠다”면서 “사놓고 불안한 것보다 차라리 먹지 않고 시간이 걸리고 손이 많이 가더라도 아이들을 위해 안전한 먹을거리를 만들어줄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jh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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