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하고 부끄러운 나라
불안하고 부끄러운 나라
  • 김은희
  • 승인 2008.09.2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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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 풍요의 계절 가을이 무르익고 있다. 이 가을을 맞아 우리를 부끄럽게 하는 모든 것에 대해 우리의 주변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갖도록 하자. 첫째 금융시장 불안 및 위기설에 대하여는 뉴욕발 금융위기가 국내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으로 번져 가뜩이나 힘겨운 실물경제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것만이 아니다. 점점 높아가는 이혼 및 자살률, 자식을 내다 버리고 죽이는 부모, 부모를 때리고 죽이는 자식, 부모와 같이 살 수 없다고 집을 나가는 자식, 모두가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의 축이 뒤틀리는 현상들이다.

최근 이혼공화국 자살공화국 불효공화국으로 통칭되는 기가 막힐 지경이다. 모두가 가정에 금이 가고 깨지고 뒤틀리는 소리다. 이때 더이상 두고 볼 때가 아니다. 가정의 화합과 화목을 위해 국민 모두가 나서야 할 때이다.

자살공화국이란 인간이 택하는 최후, 최악의 행동으로 당사자는 물론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후유증을 남겨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 유명연예인의 자살소식은 놀랍고 안타깝기 그지없다. 우리사회의 자살통계는 실로 심각하다. 경찰청 발표 자살통계내용 재작년 한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자살자수는 21.5명으로 OECD회원국가중 가장 높고 회원국 평균 11.2명보다 2배가 된다고 한다. 자살자수는 13,407명으로 하루 평균 37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왜 이렇게 됐을까? 남의일로 방치하기에는 실로 너무 가슴 아픈 일이다. 경제난과 가족붕괴는 현대사회에 반영하는 정신질환 등 경제사회적 요인들 때문이라고 한다면 이는 국가가 책임져야 할 일이다.

또 한탕주의에 실패한 자를 인생의 패배자로 몰아붙이는 사회를 자살이 만연하는 사회에서 공동의 복지란 있을 수 없다. 사회안전망을 더욱 확대하고 계층 간 배려 등 인간의 존엄의 시대 가치관이 사회전체로 확산되어야만 자살공화국에서 벗어날 것이다.

다음은 이혼율이다. 1990년부터 이혼한 부부가 한해 5만쌍이 넘어서고 있다고 한다. 통계청자료에 의하면 92년 한해동안 41만8천쌍이 결혼하고 5만7천쌍이 이혼, 7쌍 가운데 1쌍이 이혼한 셈이다. 95년의 경우 하루 평균 1,100쌍이 결혼하고 190쌍이 이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율이 85년에 5.2%에 지나지 않던 것이 이제는 10%를 넘어서고 있는 셈이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1일 평균 915쌍이 혼인하고 329쌍이 이혼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이웃 일본과 대만을 능가하고 프랑스 등 유럽국보다 훨씬 더 높게 나타났다. 70년대보다 약 10배나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은 부부는 평생의 반려자라는 절대적이었던 가치가 우리사회에서 크게 위협받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제는 이혼이 좋던 싫던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혼을 개인의 삶의 적응을 위한 과정으로 보는 시각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모든 결혼이 삶의 성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듯이 모든 이혼 또한 삶의 실패가 아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삼강오륜은 어데로 가 버렸는지 불효국이라는 누명을 지울 수가 없게 되었다. OECD회원국을 비롯해 26개국을 대상으로 한 부모 대면에 따른 분석결과 동거하지 않는 부모를 접촉하는 자녀의 비율이 우리나라와 일본이 최하위권이다. 이외에도 우리나라만 유독 소득변수의 회귀계수(상관 관계지수)가 0.729로 나타났다. 이는 부모가 돈이 많을수록 자녀와의 대면접촉기회가 늘어난다는 지표다. 남의 자식이 어른에게 대드는 것은 버릇없이 키운 탓이고, 내 자식이 어른에게 대드는 것은 자기주장이 뚜렷해서이다. 남이 내 아이를 나무라는 것은 이성을 잃은 히스테리를 부리는 것이고, 내가 남의 아이를 꾸짓는 것은 어른 된 도리를 다하는 것이다. 며느리는 시집을 왔으니 이집 풍속을 따라야 하고 딸은 시집을 가더라도 자기생활을 가져야 한다는 자기주의식 형태가 빗어낸 결과다. 결실의 계절을 맞아 불안하고 부끄러운 나라의 탈을 벗으려면 스스로가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져 보자는 것이다.

<남원문화원 원장 이병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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