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담론이 없는 미술 사회
<24> 담론이 없는 미술 사회
  • 김효정
  • 승인 2008.09.1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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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정신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예술인들은 창작을 기본으로 한다. 창작이라는 산고의 고통은 예술가들이 즐겨야하는 어쩌면 숙명 같은 것이다. 일반적인 상식이나 관습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찾아나가기 위한 그들의 생활습관이나 의식은 일반인들과는 전혀 다르게 느껴지곤 한다. 일반적인 생활보다는 자신이 소속되어있는 사회로부터 또는 갖고 있는 지식이나 에고로부터 자양분을 얻어내고 이것을 바탕으로 자신과 투쟁하며 새로운 창작의 세계를 만들어간다.

권력과 예술은 속성상 서로 상극을 이룬다. 권력은 개체들의 다양함을 하나로 통합하는 힘이고, 예술의 속성은 획일화된 통합에서 개성을 회복하는 일련의 작업들이기 때문이다. 작업하는 화가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 중의 하나가 정치적인 인간이다. 정치적인 작가는 다양함을 하나로 통합시킨다는 의미가 아니다. 작가가 작품에 정열을 바치기보다는 자신을 과대포장하거나 사회적 이해관계를 통해서 자신의 작품을 팔고, 명예를 쫒아가는 것을 일컬어 그렇게 부른다. 이런 행동이 무슨 잘못이냐는 말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잘못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작가의 정신과 도덕성이 문제라는 것이다. 당장 현실은 그 작가에게 만족을 줄 수 있을지언정 역사는 그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그 작가 자신이 아니라 눈을 속인 작품이 남아 있는 것이며, 그의 피해는 고스란히 남아있는 다른 작가에게 전가된다는 것이다. 예술가의 작가적 정신은 스스로 지켜야할 도덕이나 양심의 바탕위에 있다. 좋은 작품을 하기위해선 먼저 인간이 되라는 말은 많은 선배들과 스승들이 선문답처럼 들려주었던 내용이다. 하지만 도덕도 명분도 돈 앞에선 아무런 소용없는 이 사회가 진정 작가에게 작가적 정신을 요구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예술이 죽어버린 사회에 얼마만큼 그 사회에 대한 비젼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예술이 자생하고 발전하기 위해선 담론의장이 가장 바탕이 된다. 예술은 선과 악을 둘로 나누고 악을 무찌르는 그런 것이 아니다. 예술은 건전한 인간관계의 소통이며, 그 소통을 바탕으로 꽃을 피우는 것이다. 상호작용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사회의 건전함과 여유와 정신이 없이는 예술이라는 장르가 꽃피우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가장 기본이 되는 담론이 전북미술엔 없다. 왜일까? 담론은 어떤 세력의 이익을 위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담론은 참여와 관심을 유발시키고 문제를 해결하거나 더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려는 사회적 의지에서 만들어지는 자연스러움이다. 이런 담론의장 자체가 특정세력의 이해관계를 대변해주는 도구로 전락하거나. 아니면 담론형성이 특정세력을 비판한다고 해서 차단하는 행위들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건 건전한 담론이기보다는 선전 선동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은 어떤 보이지 않는 권력에 의해서 이뤄지거나, 아니면 무관심과 죽은 예술사회가 아니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담론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건전한 소통에서 나온다. 담론이 없는 사회에서 예술이 꽃을 피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건전한 담론이 전북미술에 가장 필요한 사항이 아니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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