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기의 불청객 치매
황혼기의 불청객 치매
  • 조금숙
  • 승인 2008.09.1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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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살만한 가치가 있는가 없는가를 판단하는 것은 철학에서 얻어진 가치로도 해석되지만 그보다도 더 진실 고백은 황혼기에 찾아드는 불청객 치매라고 하는 것이다.

영국에 대처 전 수상도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하고 미국에 레이건 전 대통령도 치매라고 하니 뇌를 보다 많이 사용했던 세계지도자들도 황혼 기의 불청객 앞에서는 속수무책인 듯싶다 참으로 무섭고 두려운 황혼의 덫이다. 자녀 결혼식 날 미장원까지는 갔어도 장시간 파마를 했다는 웃지 못할 일들 휴대폰을 냉장고에 넣어 버리고 종일 찾았다는 이야기들은 과연 황혼의 아름다움일까? 노후가 건강해서 현재는 날고 똑똑해도 노인들의 앞날은 불안하고 장수의 삶이 그리 행복하다고 할 수 없게 되었다.

명절을 지나고 고향집을 나서려면 늘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 다름 아닌 부모님의 건강이다. 기력이 예전만 못하신 것 같아 늘 마음이 아프다 부모님이 와병중 이라면 더욱 그렇다. 한국인의 수명은 늘었지만 병마에 시달리는 노인들도 그만큼 많아졌다. 그중 가장 심각한 것은 치매이다.

노인병원 사회복지 시설의 봉사활동을 통해서 보면 치매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국적으로 현재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의 수가 40여 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노인 인구에 8%가 넘는다는 것이다.

지난 2000년에 비해 배 가까이 늘었다는 이야기다. 2015년에는 60만 명에 가까울 것으로 추산된다는 보고를 들은바 있다. 치매에 대한 경제적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한다. 진료비만 연간 3천 3백억원 에 달한다고 하니 직접적인 비용을 포함하면 수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7월부터 노인 장기요양 보험으로 일부 노인층들은 혜택을 받고 있지만 이 정책은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치매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은 이 문제를 더 이상 개인의 일로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전재희 여성 장관의 정책으로 나온 것이다. 예방과 검진 치료 등을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종합대책이 마련중이다. 선진국들은 이미 오랜 전부터 치매병을 국가적 과제로 선정해놓고 체계적으로 대비해 왔다. 그 결과 일본은 발병률 이 38% 영국은 2.2% 미국은 1.6% 낮아졌다는 보고서를 읽은바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발병률이 높은 것은 고령화가 초고속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탓으로 분석되고 있다.

치매는 노령의 삶을 처참하고 비참하게 망가트리는 황혼의 불청객이자 덫이다 장 본인은 말할 것도 없고 모든 가족들에게 극심한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평생을 살아온 배우자도 몰라보고 사랑하는 자녀 손자녀에게 차마 볼 수 없는 행동들을 한다. 모두가 잠자는 사이에 집을 빠져나가 지난날 당신이 다녔던 길을 거닐기도 하지만 달리는 차들 사이로 간담이 서늘하게 만들기가 일수이고 이 경우를 겪어본 가정이 아니면 다중 고통은 상상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환자를 둘러싸고 가족간의 불화는 극에 달하고 있다. 명절에는 즐거움이 아니라 온통 이 가정은 전쟁 속이다. 젊은 부부들은 가정 파탄까지 이어지게 되는 이유이기도 한다. 도대체 이 같은 치매는 무엇이란 말인가? 대체로 원인 불명이 허다하다. 나머지는 심장병과 당료 등으로 인한 혈관성 치매와 뇌종양으로 인한 대사성 치매라고 한다. 그렇다면 예방도 가능할 것이다.

음주와 흡연을 삼가고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에 걸리지 않도록 평소 식사관리 건강 체크를 꼬박꼬박 조기에 관리하는 것이 보다 중요할 것이다.

노인이 되면 마음도 비워야한다. 이것은 정신적 관리이지만 과격한 언행을 자제하고 연륜만큼 느긋한 인격체로 살아야 한다. 고생해서 키운 자녀들에게 보상만 받으려 하지 않은 마음가짐은 오히려 정신적으로 안정감이 될 수도 있다. 감히 노인을 훈계한다는 ‘계노록’에 ‘노인이라고 해서 지나치게 대우를 받기를 즐기지 마라.’라고 했듯이 혹시 젊은 세대들이 노인을 짐덩이로 알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가정에서 치매 노인의 행동들을 잘 관찰해 대처하면 치매의 극심한 단계로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전문인들은 조언하고 있다.

그러니까 노인을 혼자 계시게 한다든가 소일거리 없는 무료한 시간 아무도 상대해 주기 싫어하고 대화상대가 단절된 독수 공방 이 모두가 치매의 원인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가족들의 세심한 노력과 평소의 관심이 요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예로부터 큰 병 삼 년에 효자 없다는 말이 실감난다.

병 수발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일러주는 말이다. 치매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추석을 맞이해 조상의 은덕을 기르고 온 가족들이 모여 그동안의 삶의 힘겨운 이야기 속에 황혼기의 불청객 치매를 예방하고 노령의 삶이 아름답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또한 명절만 생전의 부모님을 찾아뵐 것이 아니라 평소에도 부모님의 건강을 살피는 일을 생활화해야 더 큰 불행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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