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2000cc 이상 대형차량의 판매 비중이 지난 1998년 만해도 4.3%였다. 그러나 갈수록 크게 늘어나 25%에 이르고 있다. 무려 6 배나 증가한 것이다. 이 같은 대형 자동차의 판매 비중은 미국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라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일본만 해도 20%대에 그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보다 몸집이 큰 이탈리아나 프랑스 등은 대형차량의 판매 비중이 10%대에 머무르고 있다.
▼석유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국제 석유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실정에서도 대형 자동차를 선호하는 현상은 참으로 낯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같이 대형 자동차를 선호하는 문화의식은 우리나라에선 자동차를 무슨 신분의 척도나 권위를 과시하는 전시용. 과시용 재산으로 착각하는 어쭙잖은 인식 때문이다. 물론 성능이 좋고 쾌적한 자동차를 제 능력이 있는 사람이 사용하는 것에 대해 사시 적으로 볼 것은 아니다.
▼지프 스테이크를 자르는데 긴 칼보다는 작고 날렵한 나이프가 제 격이듯이 우리의 현 교통망과 환경 속에서는 작은 자동차가 제구실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의 우리 사회가 절실히 필요한 것은 실속없는 허영이나 경쟁이 아니다. 분수에 맞는 작은 것을 아름답게 여기는 풍토 조성이다. 갈수록 장.차관님(?)들 관용차가 커진다는데 덩달아서 지자체장들도 따라가고 있으니 서민들만 혈세를 내느라 허리가 휜다. 작은 차를 아름답게 보는 의식 변화에 사회지도층이 솔선수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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