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도 지방인 유럽지역 사람들은 추위가 혹독한 겨울이 오기 전에 겪는 가을에 대해 반가움보다는 우울한 계절로 받아들이고 있다. 마치 인생에다 비유해서 가을은 해 저문 서쪽이요. 하루 가운데 어둠이 찾아오기 전 석양이요. 노년을 맞은 중노인쯤으로 여긴다. 그러나 사철 가운데 가장 한국사람이 선호하는 계절이 가을이다.
▼하늘이 파랗고 빨간 단풍이 아름다웁게 물들고, 들판이 황금빛으로 불 들여 진 가을의 풍요함은 우리들의 마음을 너그럽게 하고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이제 곧 농촌에서는 농민들의 땀으로 결실된 오곡 백화를 수확할 채비가 한창이다. 우리는 이 자리를 통해 신토불이를 생각하지않을 수 없다.
▼지금 우리 주변은 농약과 방부제 등으로 오염된 수입농산물로 넘쳐나고 있다. 무분별하게 쏟아져 오는 수입농산물에 밀려 제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게 우리 농산물의 현주소다. 신토불이란 반드시 우리 농산물이 좋다는 의미보다는 몸과 마음이 하나이듯 몸과 땅도 하나라는 뜻이 포함 돼있다.
▼눈앞에 추석이 다가왔다. 결실과 풍요의 계절. 가을을 맞으면서도 서민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어려운 경제로 여기저기서 살기 힘들다는 아우성이다. 물론 옛날 보릿고개 시절보다는 훨씬 윤택한 우리들의 생활이지만 아직도 한 쪽에서는 외롭고 굶주리는 우리 이웃들이 많다. 콩한 쪽이라도 나눠먹는 인정의 미덕이 가장 절실한 때다. 나눔의 정으로 민족의 대명절 추석을 맞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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