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발열질환-쯔쯔가무시병
가을철 발열질환-쯔쯔가무시병
  • 김은숙
  • 승인 2008.09.0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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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밭 위에 함부로 누웠다간 큰 코
가을철 대표질환 중 하나인 쯔쯔가무시병. 가을철 부쩍 증가하는 전염병인 쯔쯔가무시병은 추석을 앞둔 요즘 벌초나 성묘를 하는 이들을 적잖게 괴롭히고 있다.

쯔쯔가무시병은 민족 대명절인 추석을 앞둔 요즘 성묘와 벌초 등으로 인한 야외 활동이 증가하면서 해마다 수십 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가을철 열성 전염병이다. 쯔쯔가무시병은 들쥐 등에 기생하는 털진드기 유충이 풀숲이나 관목숲을 지나는 사람을 물어 전파되는 질환으로 1~3주의 잠복기를 거쳐 갑작스러운 발열과 오한, 두통, 피부발진 등 증상이 나타난다.

사실 이 병은 백신이 없다. 때문에 쯔쯔가무시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야산에 사는 털 진드기 안에 있던 병원체가 사람 몸에 들어와 전파되는 것으로 야외활동을 할 때는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고무장갑이나 장갑, 긴 옷 등을 준비, 손과 발의 피부 상처를 보호하고 농경지의 고인 물에는 손발을 담그는 것을 피하는 게 좋다. 또 야외활동을 다녀와서는 깨끗한 물로 손과 발을 씻어야 한다.

전북대병원 감염내과 이창섭 교수는 “직업적으로 노출을 피할 수 없는 농촌 지역에서는 잔류성 살충제를 진드기 만연지역에 살포해야 한다”며 “또 노출이 예상되는 경우 야외 활동 전 긴소매의 옷과 바지를 착용하고 바지 끝, 소매 끝, 허리 띠 부위에 곤충 기피제를 뿌리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의

쯔쯔가무시병은 털진드기가 사람 몸에 들어와 감염되면서 발생하는 급성 발열질환이다. 역학적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일본 북부지역과 러시아 동부지역, 남쪽으로는 오스트레일리아 북부지역, 서쪽으로는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을 연결하는 삼각지역 내에서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제주도를 포함한 전 지역에서 발생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가을철에 발생하는 열성 환자 중 40% 이상이 쯔쯔가무시병 환자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임상증상

1∼3주의 잠복기를 거쳐서 갑작스러운 고열, 오한, 두통, 피부 발진 및 림프절 비대가 나타난다. 피부 발진은 발병 후 5∼8일경에 몸통에 주로 생기고, 간비종대, 결막 충혈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치료를 하지 않으면 열은 약 14일가량 지속된다. 발열 초기에 진드기 유충이 물은 자리에 가운데가 검은 딱지로 덮인 0.5∼1cm 크기의 부스럼딱지 (가피)가 환자에게서 관찰된다. <그림 1 참조>

부스럼딱지는 몸 전체에 걸쳐 어디든지 발견될 수 있는데, 겨드랑이, 음부, 둔부, 유방 밑과 같은 피부가 접히는 부위에서 흔하게 발견되고, 이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기관지염, 간질성 폐렴, 심근염이 생길 수도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맥박증가, 혈압하강, 섬망 혼수, 경련을 동반한 뇌수염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 교수는 “일부에서는 적절한 치료 약제를 사용하였음에도 쇼크, 호흡부전, 신부전, 뇌증, 다장기 기능부전증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게 보고되고 있다”며 “사망률은 0.5∼10%로 지역적으로 차이가 크다”고 설명했다.



▲치료 및 예방

쯔쯔가무시병의 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일차 약제는 독시사이클린(oxycycline)이다. 다른 치료 약제로는 리팜피신(rifampin) 또는 아지쓰로마이신(azithromycin), 클라이쓰로마이신(clarithromycin) 같은 마크로나이드(macrolide)계 항생제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교수는 “예방을 위해서는 현재 개발되어 있는 백신이 없으므로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며 “유행 시기에 관목 숲이나 유행지역에 가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직업적으로 노출을 피할 수 없는 농촌 지역에서는 잔류성 살충제를 진드기 만연지역에 살포해야 한다. 특히 노출이 예상되는 경우 야외활동 전 긴소매의 옷과 바지를 착용하고 바지 끝, 소매 끝, 허리 띠 부위에 곤충 기피제를 뿌리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박스1>

■생활 속 예방수칙

▷풀밭 위에 옷을 벗어 놓거나 눕지 말아야 한다.

▷휴식 및 새참 먹을 때 돗자리를 펴서 앉고 사용한 돗자리는 세척 후 햇볕에 말려야 한다.

▷작업 중 풀숲에 앉아서 용변을 보지 말아야 한다.

▷작업 시 기피제 처리한 작업복과 토시를 착용하고, 소매와 바지 끝을 단단히 여미고 장화를 신어야 한다.

▷밤 줍기, 등산 등 야외활동 시 긴소매 옷과 양말 등을 착용하고 기피제를 사용한다.

▷작업 및 야외활동 후 샤워나 목욕을 하여 진드기를 제거한다.

▷작업 및 야외활동 후 작업복, 속옷, 양말 등 세탁한다.



<박스2>

■주요 가을철 질환

쯔쯔가무시병과 함께 가을철 대표질환은 유행성 출혈열(신증후군 출혈열)과 렙토스피라증 등이다. 가을철 3대 질환으로도 일컬어지는 이들 질환은 급성감염질환으로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유행성 출혈열(신증후군출혈열)=야외활동이 많은 사람에게 잘 감염된다. 들쥐(등줄쥐)의 배설물이 건조되면서 그 속에 있던 유행성 출혈열 바이러스가 사람의 호흡기로 침투하면서 전염되는 것. 잠복기는 평균 약 2∼3주 정도이다. 증상은 발열, 출혈, 신장 병변이 특징이다.

진단은 병력, 임상 증상, 검사 소견, 병의 경과로 추정 진단이 가능하다. 치료를 위한 특이요법은 없으며, 임상경과시기별 대증요법이 필요하다. 하지만, 환자를 격리할 필요는 없다. 최선의 예방법은 다발지역에 접근하지 않는 것이다. 무엇보다 들쥐의 배설물에 접촉하지 말고, 잔디 위에 눕거나 잠을 자지 않아야 한다.

▷렙토스피라=감염된 동물, 주로 들쥐 오줌에 오염된 젖은 풀과 흙, 물 등과 점막이나 상처 난 피부의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잠복기는 7∼12일이고, 주된 증상은 급성 열성 질환, 폐출혈, 뇌막염, 간·신장 기능장애 등이다.

병력과 임상증세로 추정 진단이 가능하며 유행성 출혈열, 쯔쯔가무시병 등과 감별이 필요하다. 대부분 심한 독감으로 여기기도 한다. 환자를 격리할 필요는 없지만, 농부나 들이나 산, 하수도 등에서 일하는 사람 등 흙이나 물과 직접 접촉하는 사람은 장화 등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도움말--전북대병원 감염내과 이창섭 교수



김은숙기자 myi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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