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술국치(庚戌國恥)를 기억하자
경술국치(庚戌國恥)를 기억하자
  • 최영규
  • 승인 2008.08.28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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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더니 아침, 저녁으로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요즘이다.

얼마 전까지 올림픽으로 대한민국이 떠들썩하더니 어느새 다들 조용히 일상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되돌아보면 우리민족의 8월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광복의 달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나라를 빼앗긴 달 역시 8월이었다.

지난 1910년 8월 29일은 당시 한반도를 병탄한 일본제국주의에 의해 대한제국이 국권을 송두리째 빼앗기고 강제 합병된 날이다.

명치유신으로 근대화에 앞장섰던 일본 제국주의자들은 근대적 무기로 무장한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반도와 만주일대를 침략하고 갑오경장 이후 우리나라를 협박해 강제로 을사조약을 맺고 친일내각으로 하여금 한일합방을 유도했다.

이로써 500여 년간 지속됐던 조선왕조가 왜적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우리민족은 망국의 백성이 되었다. 이때를 경술년에 일어난 국가적 수치라 하여 경술국치라 부르며 국치일로 기리고 있다.

역사에 있어 경술국치는 우리민족에게 사상 유례없는 모욕스런 날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우리에게 의미 없는 날이 된지 오래다.

3·1절이나 광복절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이는 많아도 국치일은 우리 모두에게 낯설기만 하다.

당시 일제 친일파의 대표적인 인물인 이완용과 일본국 데리우치 통감사이에 한일합방조약이 체결된 것은 그해 8월 22일이다.

일제는 이 사실을 1주일이나 극비에 부쳤다가 29일에서야 순종황제의 옥쇄를 날인하고 병합조약을 포고했다.

이날 이후 선비부터 민초에 이르기까지 망국의 치욕을 감당치 못하고 자결한 이들이 많았는데 매천 황현은 “나는 죽어야 할 의리는 없지만 망국의 선비된 도리로 난국에 죽지 않는다면 오히려 애통하지 않겠느냐”며 절명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 후 일제 강점기 35년이라는 치욕의 기간동안 우리 선열들의 지속적인 투쟁과 독립을 향한 강한 의지로 1945년 8월 15일 마침내 광복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역사의 교훈을 망각한 민족에게 불행은 되풀이 된다는 말처럼 우리는 치욕적인 이날 또한 기억하고, 과거에 일어났던 비극의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까지도 반성 없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망언처럼 시시때때로 일본은 기회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2위의 경제력을 자랑하는 일본이 그 경쟁력을 바탕으로 군사대국으로까지 변모를 꾀하면서 영유권 주장에 위협을 가하고 그 이상의 상태까지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외세의 무수한 압력 속에서도 자주독립을 이룬 우수한 국민성을 바탕으로 국가발전에 매진한다면 얼마든지 부강한 국가로 변모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번 경술국치일을 맞으면서 결코 그날의 비극을 잊지 말고, 그 비극이 주는 교훈을 되새기면서 지난날의 치욕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다짐과 성찰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다.

<익산보훈지청 홍보담당 강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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