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할머니의 '열공'
70대 할머니의 '열공'
  • 권동원
  • 승인 2008.08.2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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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 운영 이상분 할머니 진안 마이학당 80회 개근
“공부하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어요.”

진안공용터미널 앞에서 노점을 운영하는 이상분 할머니(74세)는 매주 목요일 군청 강당에서 열리는 마이학당 맨 앞에 자리한다.

마이학당이 80여회 열리는 동안 한 번도 빠짐없이 참석, 공부했다.

건강 전도사로 알려진 황수관 박사, 성교육 전문가 구성애씨를 비롯한 80여 강사들의 강의 내용을 꼼꼼히 적는다. 세월의 무게를 말해주듯 주름진 손으로 정성스럽게 써내려간 할머니의 노트에는 배움에 대한 열정이 베어있다.

이상분 할머니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8살 때부터 남의 집 품팔이를 해서 번 돈을 모아 13살에 소학교에 입학해 스스로 학비를 벌어 1955년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며 "마이학당을 통해 아주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 고맙다“고 말했다.

딸 정영란씨는 "마이학당을 다녀온 날은 꼭 일기를 쓰며, 마이학당에서 배운 정보와 강사들의 인생관을 주변 사람들에게 전하며 인생공부를 시킨다"고 말했다.

또 많은 후배들에게 공부하는 자극제가 되고 있다.

진안군청 강연덕씨는 "가끔 마이학당을 빠지고 싶지만 그때마다 할머니가 떠올라 강당으로 향하게 된다"며 "퇴근 후에도 할머니를 생각하며 책을 읽게 되는 횃불 같은 존재다"고 말했다.

마이학당은 진안군이 군민의 의식개혁과 발상 전환을 위해 각 분야 유명강사를 초빙해 2006년부터 매주 운영하고 있다.

85회를 이어오면서 1만 5천여명이 참여했으며 문화, 관광, 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교육을 진행한다.

진안= 권동원기자 kwond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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