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신작리 곰솔 고사직면
익산 신작리 곰솔 고사직면
  • 최영규
  • 승인 2008.08.0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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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회복불가 진단시 천연기념물 해제할 방침
▲ 천연기념물 제188호인 익산 신작리 곰솔이 고사에 직면했다.
익산 신작리 곰솔(천연기념물 제188호)이 지난해 8월 낙뢰 피해를 입은 뒤 고사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수령이 400년 이상 되고 보존가치가 높아 지난 1967년 7월에 천연기념물 제188호로 지정된 신작리 곰솔은 이처럼 고사 직전에 놓이면서 지역 주민들이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4일 익산시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이달 중순께 신작리 곰솔에 대한 정밀 조사를 벌여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천연기념물 해제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밝혀 충격이 더해지고 있다.

시는 문화재 당국과 더불어 나무외과치료와 수세진단을 위한 수분측정, 회복을 돕는 수액주사, 소나무좀 등 병해충방제, 봄철 건조피해방지를 위한 관수작업 등을 시행해 왔으나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낙뢰 피해를 입은 즉시 문화재 당국의 응급처치로 수세를 회복하는가 싶었으나 올 봄부터 잎이 갈색으로 변하기 시작해 지금은 80% 가량이 말라 고사 직전에 놓여 있다.

이로써 나무높이 10.2m, 가슴높이 줄기둘레 3.45m이고, 가지퍼짐은 동쪽 8.5m, 서쪽 4.1m, 남쪽 9.4m, 북쪽 6.2m의 생존 당시 신작리 곰솔의 위풍당당한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신작리 곰솔이 앙상하게 말라가면서 죽어가자 관리를 소홀히 한 익산시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이 동네 한 주민은 “신작리 곰솔은 단순히 고목이라는 예술·문화적 가치보다도 전라도와 충청도를 잇는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며 “전국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곰솔이 이처럼 허망하게 죽어가는 것에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으며, 관리주체인 익산시 책임이 가장 크다”고 꼬집었다.

실제 이 곰솔나무는 망성면사무소와 근거리에 위치해 있고, 낙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세워진 피뢰침 역시 피해를 입은 뒤에 세워진 것으로 나타나 익산시가 늑장대처라는 비난을 자초한 꼴이 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신작리 곰솔은 지난해 8월 4일 강한 낙뢰에 의해 나무줄기가 벌어지고 수피일부가 벗겨지는 피해를 입은 바 있어 조사 당일부터 응급조치를 실시하고 이후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필요한 보호조치를 취해 최근까지 수세가 아주 양호했다”며 “그러나 최근 봄철 생장활동 시기에 나무의 수분요구량이 늘어남에 따라 곰솔의 가지 곳곳에서 솔잎이 마르는 등의 피해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익산=최영규기자 y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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