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에 담긴 민의
촛불에 담긴 민의
  • 황병근
  • 승인 2008.07.10 15: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개월여에 걸쳐 서울 한복판을 마비시켰던 쇠고기 촛불집회가 막을 내린 듯 야당정치권이 장외투쟁을 접고, 42일 만에 어제 국회가 개원 됐다. 결국 촛불집회는 광우병으로 인한 국민건강 보호의 차원을 넘어서 이명박 정권의 아집에 대한 응징적 성격이 아닌가 싶다.
 
미국에서 생후 30개월이 넘는 소가 한해에 700만 마리가. 패스트푸트회사나 시중에 유통되고 있고, 12개월이 된 소 가운데에도 광우병사례는 하나도 없으며, 지금까지 미국에서 발견된 광우병 소는 3마리에 불과하다고 한다. 1997년 육골 분 사료가 금지되기 전에 태어난 소다. 그러나 노무현 정권이 섯불리 처리하지 못한 쇠고기 수입에 관해 이명박 정권이 취임직후 성급히 협상체결한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이해하기 어렵다.

야당 대표주자인 정동영 후보를 따불 스코어 차로 대승한 뒤 국민들이 압도적으로 지지해준 진정한 의미를 파악하지 못한 이대통령은 전횡(專橫)을 위임받은 것으로 착각한 것 같다. 취임직후 미국 부시대통령의 초정을 받아 영국 불래어 총리나 일본 고이즈미총리 정도나 초빙 되였든 캠프 대이비드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부시의 파격적인 영접을 받다보니 감격스런 흥분에 도취되었던 이대통령은 30개월 이상의 쇠고기수입정도야 아낌없이 제물로 바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쇠고기가 국민의 건강을 앗아 갈수 있다는 것은 미처 깨우치지 못했으리라, 그로인해 국민들은 이명박 정권에 실망을 넘어 절망을 느끼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각 시 도 별 지지도를 보면 서울시가 53.23%이고 경북 72.68%를 위시한 영남이 평균 62%대를 돌파했다. 그럼에도 이명박정권을 앞장서 탄생시킨 서울의 한복판에서는 이명박 OUT의 피켓이 장사진을 치며, 2개월여를 난리 속에서 지냈다. 오히려 9%대를 밑도는 지지지역인 호남에서는 소강상태를 보여 왔다.

지난 2002년 노무현 정권을 탄생시키고 실망에 빠진 호남사람은 “표를 찍은 손가락을 끊어버리고 싶다고 했는데 ”이명박 정권을 탄생시킨 영남사람은 “이명박을 찍은 팔뚝을 끓어버리고 싶다고 하며” 서울 유권자들은 “나는 안 찍었다고 발뺌을 하고 있다니”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이명박 정권은 취임 후 단 한건도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일이 없다. 경제대통령이 되겠다고 호언장담 했고,국민을 하늘같이 섬기겠다고 했으며, 북악산에 올라가 촛불시위를 보니 국민들의 마음을 이해하겠다고 하며 수입고시를 보류하겠다고 해 놓고, 이틀도 안 되여 고시를 단행했다.
 
“양치기 소년이 거짓으로 늑대가 나와 양을 잡아먹는다고 두 번째 어른들을 속이고 세 번째는 진짜 늑대가 나와 어른들께 도와 달라 호소했으나 거짓으로 알고 들어주지 않해 늑대들이 양을 모조리 잡아먹었다는 동화가 있다”. 취임 후 빈총만 쏘아대는 이명박 정권에 국민은 금후 어떠한 진정에도 이해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일련의 정책이나 국정수행의 패턴을 보면 마치 현대건설 사장 시절의 기업운영 술과 서울시장 때 청계천 공사의 환상에 젖어 그 당시의 성공적 지혜를 만능의 방편으로 집착하고 있는 듯하다.

어리석게도 구시대적 감각으로 각주구점(刻舟求劍)하고 있는 강부자 내각으로는 한국의 미래를 열기는 역부족인 것 같다. 각주구검이란 중국 진(?)나라 때 여불위(呂不韋)가 빈객(賓客)3000명을 모아 지었다는 여씨춘추(呂氏春秋)에 나온 말이다. 초(楚)나라 사람이 배에서 칼을 떨어트리고 떨어트린 위치를 뱃전에 표를 해 놓은 뒤 배가 앞으로 옮아 간 것은 생각지 않고 배가 머무른 뒤 표해놓은 뱃전 밑의 물속에서 칼을 찾으려고 했다는 고사다.

2개 여월을 촛불집회로 현 정권을 유린해도 뾰쪽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전국 읍 면 동장 회의나 하고 물총이나 쏘아댄다고 해결될 일인가 영남은 물론 서울 경기 강원 등이 과반 수 이상 압도적인 지지로 이명박 정권을 창출시킨 것은 극좌파적인 노무현 정권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중도 우파적인 한나라당에게 표를 준 것이다. 그런데 현 정권은 지나치게 극 우향적이고 오만과 독선이 노무현 정권을 무색케 하고 있으니 좌파세력들은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을 것이다.

지금 북한에서는 촛불집회를 반민족적 정책전반에 대한 저주와 분노의 폭발이라며. 최후의 항복을 받아 낼 때까지 전민항쟁의 불길을 계속 세차게 지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정치(政治)란 바를 정(正)자와 똑똑두드릴복(?)자의 합성어로 바르게 똑똑두드려서 다스리라는 뜻이지 독선과 아집으로 무리하게 강요하라는 것이 아니다. 하루속히 강부자 내각을 전폭 경질해서 신선한 팀웍으로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 지공무사(至公無私)한 중용의 정치인 왕도정치(王道政治)를 펼쳐 나아갈 때 국민들은 본심을 회복하게 될 것이다.

황병근<애버그린밴드 단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