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靑직원 해외여행 자제해달라"
李대통령 "靑직원 해외여행 자제해달라"
  • 박공숙
  • 승인 2008.07.10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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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휴가철을 앞두고 청와대 직원들에게 가급적 해외여행을 자제할 것을 당부한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주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고유가로 경제도 어려운 데 청와대 직원들만이라도 가급적 해외여행을 자제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면서 “ 대신 국내여행을 하면 지역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청와대 복수의 관계자가 전했다.

이 대통령은 고유가로 인한 국내 경제 피해와 여행수지를 포함한 서비스수지 적자 등을 거론하며 청와대 직원들의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이달 초 고유가 등 현 경제위기를 ‘3차 오일쇼크’에 준하는 상황이라고 규정하면서 “정부와 국회, 기업, 근로자 모두가 위기극복을 위해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면서 “특히 정부부터 고유가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물가안정과 경제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은 청와대가 솔선수범 하자는 차원에서 가급적 해외여행을 자제하자는 것이지 강제사항은 아니다” 면서 “일반 공직자들에게까지 강제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유가에 따른 에너지난과 물가급등 등으로 서민들이 고통이 갈수록 가중되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청와대 직원들이 해외여행을 자제키로 함에 따라 공직사회에도 어떤 형태로든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승수 국무총리와 조중표 총리실장은 최근 휴가철 국내여행을 권고한 바 있으며 이에 따라 공직사회, 특히 고위공직자들의 경우 에너지난 극복 및 서민고통 분담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해외여행을 자제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총리는 지난 7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에너지 절약기간 중이기 때문에 휴가철 가족간 여행은 가급적 (국내)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길 바란다”면서 “120만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기름유출 사고가 난 태안을 절망의 바다에서 기적의 바다로 바꾸었는데 자녀가 바다를 좋아하면 가능한 한 태안지역에 가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여름 휴가를 갈 경우 태안을 찾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공문이나 총리지시 형태로 해외여행 자제를 당부하는 방안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고유가 시대에 공직자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인식이 이미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도 얼마전 직원들에게 에너지 절약취지를 살려 검소한 휴가계획을 짤 것을 당부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경제난이 가중되면서 골프에 대해서도 공직자들이 더욱 몸조심을 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이후 ‘경제도 어려운데 골프를 자제해야 신상에 좋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면서 “더욱이 고유가까지 겹친 상황에서 공직자들이 매주 골프를 치러 다니면 국민정서가 좋겠느냐”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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