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자전거도로 ‘무용지물’
익산 자전거도로 ‘무용지물’
  • 최영규
  • 승인 2008.07.02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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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값 상승으로 최근 자전거 출퇴근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익산 시내 곳곳에 설치된 자전거 도로가 보도위에 색깔만 달리한 ‘쓸모없는’ 자전거 도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익산 시내에 설치된 자전거도로는 자그마치 63여㎞에 달한다. 예산도 68억원(시비 50, 국비 50)이나 소요됐다. 하지만 군데군데 끊겨 있을 뿐더러, 불법 주차 차량과 적재물, 안내판 등으로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이처럼 자전거 도로가 무용지물인 까닭은 무엇보다 시민들의 편의를 무시한 익산시의 정책 부재라는 지적이다.

보도 위에 만들어진 자전거도로는 빨간색 아스콘으로 말끔히 포장됐지만, 보행자가 통행할 수 있는 공간과는 구별이 좀처럼 쉽지가 않다.

때문에 비좁은 틈에서 자전거와 사람이 뒤엉킬 수 밖에 없어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이용을 꺼리고 위험한 차도로 자전거를 몬다.

최근 기름값이 올라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최모(34) 씨는 “자전거를 타기 전에는 몰랐는데 막상 자전거를 타고 자전거도로를 이용하다 보니 굉장히 불편하고 위험하다”면서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한 번이라도 수렴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네티즌은 “시내 일을 보고자 할때는 자동차를 타지않고 자전거를 이용하고자 하나 위험성이 매우 높아 이용하기가 어렵다”며 “마동아파트 1단지부터 성모병원까지는 차도가 인도를 모두 점유해 인도도 아주 좁고 자전거는 탈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시민혈세를 들였으면 계획단계부터 좀 더 세심한 준비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 차선을 줄여 자전거에 할애해야 한다는 의견과 자전거 정책 전담 기구를 설치하는 것이 해법이라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2005년 국비 중단으로 사업추진이 매우 어려운 형편”이라며 “시민단체나 자전거 이용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중장기적 대책이 필요하다. 또 전담기구를 설치해 지속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도 하나의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익산=최영규기자 y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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