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전주지검장 부임 첫 기자간담회
채동욱 전주지검장 부임 첫 기자간담회
  • 김은숙
  • 승인 2008.03.12 16: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칙·정도 지키되 인간존중 우선"
“검사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배려입니다. 원칙과 정도는 지키되 상대방 입장을 충분히 배려하는 인간 존중의 수사 원칙을 세워나가겠습니다.”

신임 전주지검장인 채동욱(49·사시24회) 검사장은 12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죄가 미워서 사람을 구속할 수밖에 없지만, 피의자 입장에서 수사를 하다보면 측은지심이 느껴지고, 이해할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다”며 “검찰은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것이며, 죄를 지은 사람도 국민의 한 사람인 만큼 인간적 배려를 하지 않으면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채 검사장은 “호남근무는 처음이지만, 부모님 고향이 이쪽이어서 (부모님) 생전에 전라도 음식을 많이 먹었다”며 “하지만 부모님께서 돌아가진 후 처음으로 어제(11일) 진짜 전라도 음식을 먹게 돼 돌아가신 부모님이 생각나고 감회가 새로웠다”고 말문을 열었다.

채 검사장은 “12·12사태와 5·18민주화항쟁 등 전·노 전직 대통령을 구속한 이후 서울지검 특수부장과, 대검 수사기획관 등을 거치며 기획보다 야전을 주로 맡아 많은 사람들을 구속시켰다”며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검사라는 직업으로는 불가피한 직무의 수행이었지만 참 많은 사람들에게 업보를 졌다”고 회고했다.

그는 “상대방은 눈물을 흘리면서 인생의 파멸을 겪고 망신을 당하는데 구속한 주체로 좋아했던 것에 대해 인간적인 회한과 후회가 많이 있다”며 "검사장 이상이 된 만큼 수사 대상에 대한 집착보다 좀 더 높은 차원에서 많은 것을 고려하고 배려하면서 직무 수행을 하겠다”고 인간적 배려 중심의 수사 원칙을 누차 강조했다.

오는 4월 총선 사범 단속 복안과 관련 그는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통해 불·탈법 선거운동을 뿌리뽑아 그 어느 때보다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대언론과의 관계에 있어 “검찰업무는 특성상 언론과 친하지 않고, 수사 업무는 밀행성을 뛸 수 밖에 없어 가장 취재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직무상 보안이 필요하지만 불피한 추측기사나 오보가 나가 명예훼손으로 고발되는 일이 없도록 시의적절하게 알릴 건 알려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수년 간 ‘서울중앙지검 1004호실’이라는 이름으로 소년소녀가장을 도운 ’얼굴 없는 천사‘로도 알려졌던 채 검사장은 지난 1998년부터 직원들과 함께 소년소녀가장을 돕게 된 계기와 익명으로 돕다가 이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게 돼 난감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김은숙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