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인 용수관리의 중요성
합리적인 용수관리의 중요성
  • 안열
  • 승인 2008.03.03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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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알리는 3월과 함께 영농철이 시작되었다. 옛 부터 農者天下之大本이라 하지 않았던가. 누가 뭐라 해도 아름다운 우리 강산에 오곡백과의 풍요로운 열매를 맺게 하는 농업이야말로 우리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나라 산업의 기본이라 아니할 수 없다.

우리 한민족의 역사는 농경에 근간을 둔 농업위주의 생활을 영위하여 왔고, 특히 주곡은 미작을 위주로 한 벼농사가 그 중심이었다. 그래서 우리 고장 김제를 稻作文化의 발상지라 하지 않는가.

최근 몇 년간은 큰 가뭄이 없었지만 60년대 말, 90년대 중반에도 극심한 가뭄으로 물 한 방울이 절실할 때가 있었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에 시작된 경제개발계획 이후 산업화와 도시화로 물 사용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최근 물 관리와 관련한 정책이나 대외환경이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지금 세계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심각한 기후변화를 겪고 있다. 기온이 급상승하는가 하면 집중 폭우와 극심한 가뭄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11억 인구가 물로 인해 고통 받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가뭄이 지속되다가도 단, 열흘 만에 일년 강우량의 반이 내리기도 한다.

유엔은 1993년 이 기준에 따라 18개 국가를 물 기근 국가, 9개 국가를 물부족 국가로 분류하고 이중에 우리나라가 포함되어있다.

우리나라가 물 부족 국가가 된 것은 기후와 지형 때문이다. 건조한 대륙성 기류와 습한 해양성 기류가 교차하는 한반도에서 극심한 가뭄과 홍수가 반복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지구온난화로 심각한 기후변화

우리 역사에서 가뭄과 홍수로 인한 재해는 다반사였고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서양보다 200년이나 앞선 1442년에 세계 최초로 측우기를 발명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한반도에는 자연호가 전무하기 때문에 장마에 집중되는 비를 모아둘 물그릇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까지 인공호를 만들었지만, 이를 모두 다 합해도 130억㎥ 정도에 불과 하다.

우리나라 연간 용수이용량은 공업용수 26억㎥(8%), 생활용수 62억㎥(21%), 하천유지용수로 64억㎡(22%)가 활용되고, 절반정도인 149억㎥가 농업용수로 이용된다. 한편 2011년 이후 안정적 식량공급을 위한 농업용수의 필요수량은 179억㎥으로 50억㎥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되어 새로운 수자원확보 대책이 절실한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이처럼 열악한 기후와 지형에도 불구하고 관개농업과 고도의 산업화, 그리고 높은 인구밀도로 인하여 많은 양의 물을 필요로 한다.

물 부족 현상은 이미 우리 생활과 산업 곳곳에서 나타나고, 갈수기에는 하천에 물이 부족하여 수질이 악화되고 생태계 피해가 매우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용수관리는 아직도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홍수가 나면 제방이나 쌓고 가뭄이 오면 양수기로 이곳 저곳에서 지하수나 뽑아 쓰고 있다. 그 결과 매년 수천억 원에서 1조원을 넘는 피해를 겪고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는다. 그래서 보다 체계적이고 강력한 용수관리 대책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

이미 확보된 물은 효율적으로 관리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물을 물 쓰듯 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으며 수자원이 자유재가 아닌 경제재로 바뀐지도 오래 되었다.

과학적 용수관리 기술 필요

그러나 아직도 농업용수는 하늘에서 저절로 떨어지는 것으로 생각하고 펑펑 쓰는 습관이 개선되기보다는 2000년부터 농업용수 사용료가 폐지되어 농업인의 자율참여 의식이 낮아지고 오히려 과소비를 부추기는 정책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농업용수는 적기적량을 경작지에 공급하는 과학적 용수관리 기술의 고도화를 위하여 한국농촌공사 같은 용수관리 전문기관이 더욱 분발하여야 하며, 시설의 현대화 및 전산화 등을 위해서 과감한 정부지원도 뒤따라야 한다.

또한 이에 못지않게 양질의 용수 공급을 위하여 오염방지와 정화사업도 철저히 오염자 부담원칙에 의하여 비용을 충당하고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한 제제를 병행하여야 한다.

곧 영농철이 다가온다. 최근 몇 년간 경험한 집중 폭우와 극심한 가뭄에서도 견딜 수 있는 용수관리 대책이 절실할 때이다.

안열<한국농촌공사 전북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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