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인사이드> ④언론인
<총선 인사이드> ④언론인
  • 서울=전형남
  • 승인 2008.01.31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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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넓은 인맥 활용 대거 출진
18대 총선에서 언론인 출신이 대거 출사표를 던졌다. 지금까지 총선에서 성공한 언론인은 지난 1996년 15대 총선에서 전주 덕진에 출마해 전국 최다득표로 금배지를 거머쥔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유일하다. 언론인의 경우 직업의 성격상 정치입문이 타 직업군에 비해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조직의 일원이라는 ‘샐러리맨’의 한계도 없지 않다. 방송앵커 출신의 정 전 장관처럼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지 않고는 조직력과 자금력이 딸리는 언론인의 정치권 착근은 쉽지 않다.

하지만 정치부 기자 출신의 경우 폭넓은 정·관계 인맥과 세상 흐름 읽기에서 타 후보들에 비해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어, 일단 정치권에 진입만 하면 스피드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는 게 정설처럼 굳어져 있다. 다른 후보군에 비해 언론계 출신의 입지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바라보면 이해할 수 있다.

이번 총선에서 자천타천으로 출마가 거론되는 언론인 출신은 13명 정도. 이 중에서 3∼4명의 후보 가량이 현역의원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우선 전주 완산을의 장세환 전 전북도 정무부지사(한겨레), 익산을의 윤승용 전 청와대 홍보수석(한국일보)이 각각 현역의원과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후보 모두 전북과 서울에서 언론생활을 해, 지역과 중앙의 현실에 밝은 데다 공직경험을 갖고 있다는 점이 총선 레이스의 특장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북일보와 전라일보, 한겨레 신문기자 출신인 장 전 부지사는 지난 17대 총선에서 실패한 이후 4년 동안 지역구를 돌며 발품을 팔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언론사 편집국장’이라는 특권의식을 과감히 버리고 지역 유권자들과 호흡을 같이하면서 전북도 정무부지사의 행정경험을 접목시키고 있는 것이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익산을의 윤 전 홍보수석 역시 화려한 기자 경력과 함께 당찬 추진력이 초반 총선판을 요동치게 하는 발판이 되고 있다. 윤 전 수석은 언론인의 ‘그랜드 슬램’으로 불리는 한국기자상, 서울언론인대상, 백상기자대상을 모두 수상해 기자로서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았다. 청와대 홍보수석의 발탁도 기자로서 능력이 바탕이 되었다는 것이 정치권 내 중론이다. 그는 중앙정치권의 눈치만 살피는 전략공천에 기대기보다 지역을 돌며 유권자들의 여론에 승부를 거는 정면돌파의 정치 행보를 보임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는 주변의 평이다.

김제완주 선거구에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최상현 예비후보는 지난 7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99년 대한매일(서울신문) 논설위원을 끝으로 언론계를 떠났으며,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과 미디어 오늘 대표이사를 지냈다. 97년 국민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정통 언론인으로,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겸임교수로 일하는 등 전국적인 이미지를 확보하고 있다.

이길용 전 전라일보 사장의 경우 현역 기자 시절 각종 특종은 물론 핵심을 찌르는 기사 접근으로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다. 지난 97년 김대중 대통령 후보 지방언론담당 특보로 정계에 입문한 후 지난 대선 때엔 정동영 후보 당내 경선 전북선대위 상임본부장과 정무특보 겸 새만금특별위 공동위원장을 지냈다. 익산갑에 출사표를 던진 김재홍 신당 비례대표 의원도 지난 78년 동아일보에 입사해 논설위원까지 거친 언론계 출신으로 손꼽힌다. 이밖에 한나라당 소속의 이광영 고창당협위원장도 원로급 언론인으로서 지역의 많은 관심을 끌고 있으며, 민주당 이용호 남원지역 위원장은 지난 84년 경향신문에 입사해 정치부 등을 두루 섭렵한 정통파로 알려져 있다.

박기홍, 서울=전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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