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감영 총의 모아야
전라감영 총의 모아야
  • 소인섭
  • 승인 2008.01.3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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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인섭<문화교육부>
“제 가게 건물이 한때 12억 원까지 갔던 적이 있어요. 그땐 좋았죠. 그런데 지금은 잘 받아야 5억∼6억 쯤이나 받을 겁니다.”

“정년퇴직하고 소일삼아 가게에 꼬박꼬박 나가곤 있지만 오후 6시만 돼봐요. 거리에 아무도 없어요.”

모두 전주시 구도심 상권의 ‘상전벽해’를 두고 상인들이 주고 받는 말이다.

지난해 12월 전주문화재단이 ‘전라감영 복원’을 의제로 꺼냈지만 당시 포럼에는 구도심 활성화를 염두에 둔 개발을 주장하는 주변 상인 측에서는 참석하지 않고 복원 찬성 측에서만 나와 그들만의 잔치로 끝난 적이 있다.

이에 재단 측은 반대 측 입장도 들어 보기 위해 30일 포럼을 진행하게 됐다. 그러나 전라감영 복원을 막아 구도심을 살리자는 자리에 왜 여성단체에서까지 나와 초를 치냐면서 이날 포럼이 잘못됐다고 구시렁대는 사람이 있을 만큼 분위기가 복원 반대 측 입장에 놓이지 못했다. 그러나 일부 보도에서 보듯 김완주 지사가 복원에 부정적 입장에 있다고 해서 포럼이 반대 측의 주도로 진행되지 않을까 예상이 됐었다.

하지만, 김 지사가 지난 25일 전주시청 연초 방문에서 밝힌 내용의 행간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구 도청사에 전라감영만을 복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타지역의 사례를 볼 때 단순 복원만으로 인구를 유입할 수 없어 구도심 활성화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없다. 그래서 복원사업을 애초 계획보다 축소하는 대신 대형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을 건립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복원+문화공간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전주시 안세경 부시장도 단순 복원이 아닌 공예공방촌 등 다양한 공간을 확보해 시민이 함께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분명히 했었다. 뿐만 아니라 이날 포럼에 참석한 주변 상인대표들도 문화재적 가치를 깡그리 무시하는 개발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일부 상인과 역사가가 현대적인 시가지로 탈바꿈하거나 완전 원형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을 따름이다.

문화재를 살리고 구도심의 영화를 되살리자는 양측의 의견 접근이 가능한 시점에 와 있다. “어쨌든 서둘러야 된다.”라는 상인들의 다급함과 문화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숙려된 생각에 귀 기울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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